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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채 급제동…사모채·CP 의존증 심화하나 [롯데 비상경영]연초 활발한 조달 분위기 '찬물'…3조 회사채 만기 '주목'

김시목 기자공개 2018-02-20 06:01:0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4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오너 구속이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공모채 발행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당장 조달에 착수했던 롯데건설은 계획을 전면 연기했다. 롯데케미칼, 하이마트 등 만기를 앞둔 계열사들 역시 상환 방식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롯데 계열사들이 정보 노출을 피하기 위해 공모채를 포기하고 사모채나 기업어음(CP)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흡사 공모채 발행이 전무했던 2016년 형제 간 분쟁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 역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1000억 원 안팎의 공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 수감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4월로의 일정을 연기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의 무기한 연기로 해석하고 있다.

롯데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공모채 조달을 늘려왔다. 연초에도 비슷한 분위기를 이어왔다. 호텔롯데(2500억 원), 롯데칠성음료(2500억 원), 롯데렌탈(3000억 원) 등 AA급 이슈어를 중심으로 줄줄이 발행에 나섰다. 연초 그룹사 중 SK그룹에 이어 가장 활발한 조달 기류를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너 구속수감 여파로 당분간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계열사들은 과거 경영권 분쟁 당시 일제히 공모채 조달을 멈췄다. 신고서 의무를 피해 손쉬운 방식을 택했다.

당장 롯데 계열사들은 연내 3조 원에 육박하는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공모채는 1조 6700억 원, 사모채는 1조 원이다. 6000억 원 이상의 공모채 만기를 앞둔 롯데케미칼이나 롯데하이마트(3300억 원) 등은 검토해오던 공모채 계획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신 회장 구속 수감으로 인해 '은둔형' 차입전략을 고집하는 롯데그룹의 재무 스타일이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 등 안팎의 기류를 고려하면 당분간 공모 시장 출입을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 계열사들은 공모 시장 출입을 포기하고 사모채나 CP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고서 의무가 없고 발행이 간편한 사모채와 CP는 롯데그룹의 주된 자금조달 수단이었다. 계열사 다수가 'CP·사모채 공룡'이란 닉네임까지 붙었을 정도다.

호텔롯데 등 신용도 개선을 위해 차입 단기화를 해소하려던 움직임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긴 했지만 추가 행보에 발목이 잡혔다. 뿐만 아니라 롯데쇼핑 등 계열 빅이슈어 역시 공모채 발행을 멈칫할 공산이 높아졌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이슈가 생길 때 공모채 대신 사모채나 CP 조달로 메워오는 패턴을 반복해왔다"며 "신고서 제출을 통한 정면 돌파보다 최대한 정보를 제한하는 등 비밀리에, 그리고 손쉽게 조달하는 방식을 택하는 대표적인 집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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