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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 'PEF보다 벤처투자' 리딩VC 재도약 노려 ②[VC인사이드]조직정비·공격적 펀드레이징, 10위권 진입 결실

정강훈 기자공개 2018-03-14 08:33:11

[편집자주]

벤처 육성과 창업 활성화 기조로 벤처캐피탈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벤처캐피탈 르네상스는 창업 생태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환기 시장을 이끄는 주역들의 성장 스토리를 비롯한 경영전략과 맨파워,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2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2년 대형 벤처캐피탈로 새출발한 KB인베스트먼트는 금융위기 전후로 업계에서 5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사모투자펀드(PEF) 분야에 뛰어들면서 운용자산이 1조 50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PEF 부문에서 경쟁사 대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환기 벤처투자 시장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2014년을 계기로 환골탈태를 노렸다. 벤처캐피탈과 PEF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보다 우선 벤처캐피털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업무 문화를 만드는데도 힘썼다. 체질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KB인베스트먼트는 다시 상위권 벤처캐피탈로 도약을 앞두고 있다.

◇ PEF로 투자 분야 다각화…성과 미흡

외환위기 당시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제도를 신설했다. CRC는 PEF가 시장에 안착하기전까지 과도기 역할을 한 제도로 평가받는다. KB인베스트먼트도 2001년 CRC로 등록한 뒤 다수의 CRC 펀드를 결성해 운용했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KB인베스트먼트는 성장 전략을 일부 수정한다. PEF를 강화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어 중위험·중수익에 초점을 맞췄다. 고위험·고수익 사업인 창업초기 투자에 집중하기보다 PEF와 벤처캐피탈을 양대 축으로 삼아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꾀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CRC 본부를 PEF 본부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펀드레이징에 나섰다. 그 결과 양적인 부분에서는 빠른 성과를 보였다. 다수의 연기금·공제회로부터 출자를 받은 KB인베스트먼트는 단숨에 대형 PEF 운용사로 몸집을 키웠다. 운용자산이 한때 1조4000억원대에 달하며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대형사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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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운용 실적을 보면 양적성장에 비해 투자성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적인 정책을 편 전문 PEF 운용사들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룹 내부에서도 KB인베스트먼트가 PEF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때마침 벤처투자 시장에 바람이 불었다. 모바일과 바이오 관련 산업이 각광받으면서 벤처캐피탈 사이에서 PEF보다 벤처투자가 더 낫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KB인베스트먼트는 약 2014년을 기점으로 기존 PEF를 잘 관리하고 벤처캐피탈 쪽에 집중하는 것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PEF 쪽에 잠시 공을 들인 사이 벤처캐피탈 업계는 완전히 재편돼 있었다. 모바일 및 ICT, 게임,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에서 성과를 낸 운용사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제 후발 주자로서 정상권에 있는 벤처캐피탈을 추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 VC 펀드레이징에 집중…체질개선 '안간힘'

KB인베스트먼트는 2015년을 기점으로 벤처캐피탈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체질을 개선했다. 외부 컨설팅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으며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섰다.

그 결과 다소 경직된 조직 구조를 개편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했다. 본부 중심의 조직 구성을 대표 펀드매니저 중심으로 전환했다. 대표펀드매니저 위원회를 통해 심사역이 자유롭게 펀드를 제안하고 직접 대표 펀드매니저로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연공서열보다 성과를 우선시하는 구조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었다.

경영진은 심사역들에게 발로 뛸 것을 주문했다. 동시에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면서 심사역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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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으로 보면 출자기관(LP)들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펀드레이징에 집중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적재산권(IP) 펀드, 콘텐츠 펀드, 조선업 구조개선 펀드, 농식품 펀드 등 여러 분야에 뛰어들었다. 다른 운용사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는 분야에 주력하면서 운용 자산을 비교적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

특수목적 펀드 외에도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프리 IPO 펀드, 코넥스 전문 펀드 등 투자 수익이 기대되는 펀드도 늘렸다. 앞으로 4차 산업 분야를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몇년간 다수의 펀드를 만들었지만 4차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더 많은 투자재원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전체 벤처캐피탈 중 KB인베스트먼트 지위는 지난해 연말 기준 투자액 9위, AUM 10위를 각각 기록했다. 20위권에서 불과 약 3년만에 10위권 이내로 안착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빠른 시일에 5위권 이내에 재진입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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