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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신기술 확보 팔 걷은 구본준 호 [펀드투자 나선 LG]첫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펀드 설립…외부 기술도 적극 수혈

이경주 기자공개 2018-03-22 08:14:1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0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신기술 확보를 위한 해외투자펀드 설립에 나섰다.

LG의 해외 펀드 투자는 나름 의미있는 행보다. LG는 그동안 정중동의 행보를 보여왔다. 신기술 확보를 위해 내부 R&D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변화가 빠르지 않은 게 LG의 색깔이었다. LG의 해외펀드 투자는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벗어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신호다.

특히 구본준(사진) LG그룹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나타난 첫번째 변화란 의미도 있다. 구 부회장의 형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내부 R&D 역량 강화를 중시했다. 반면 구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선 내부 R&D 뿐 아니라 외부 기술도 적극적으로 수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LG화학과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유플러스 등 LG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이달 16일 각각 펀드 형태의 해외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참고사진-구본준 LG 부회장
LG화학 펀드(LG CHEM FUND Ⅰ L.L.C)와 LG디스플레이 펀드(LG DISPLAY FUND I L.L.C) 출자금은 각각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1600억 원) 이며, LG전자 펀드(LG ELECTRONICS Fund I L.L.C)와 LG유플러스 펀드 출자금은 각각 5000만 달러(한화 약 533억 원)다. 4개사 펀드 규모는 총 4억 달러(4260억 원) 규모다.

4개사의 펀드들은 모두 해외에 설립되며, 오는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5년(60개월) 동안 출자를 진행한다. 펀드조성 목적은 '중장기 미래 사업준비'로 모두 동일하다.

LG는 이들 펀드가 각사의 필요에 따라 설립돼 개별적으로 움직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그룹 차원에서 해외 신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본다. 4개사가 같은 날에 펀드조성을 결정했으며, 펀드의 조성목적과 기간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시에 대한 4개사의 입장도 같다. LG 관계자들은 "4차산업혁명 등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자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투자목적으로 출자한 건"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이 대규모 투자펀드를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업계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란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 말 그대로 '열린 혁신'이란 뜻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해 내부 자원과 융합시켜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활동을 일컫는다. 즉 외부 기술을 적극 수혈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그간 LG그룹이 추구해온 '폐쇄적 혁신'인 내부 R&D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R&D중심 전략은 국내 최대 R&D센터 LG사이언스파크로 대변된다. LG그룹은 R&D역량 집결을 위해 2014년 4월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축구장 24개 크기의 LG사이언스파크를 착공했다. 현재 공사가 마무리돼 1만 여명의 R&D인력들이 입주해 있다.

R&D는 구본무 회장이 중시한 전략이다. 동생 구 부회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펀드조성으로 신기술 확보 전략의 폭을 더욱 넓혔다. 구 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등의 대표를 맡다가 2015년 말 정기임원인사에서 지주사인 (주)LG로 이동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신사업 발굴을 주도했다. 현재는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이란 보직은 사라졌고 LG그룹 부회장이란 타이틀을 맡고 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턴 그룹 내 굵직한 회의체를 주관하며 경영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열렸던 2분기 임원세미나를 첫 주재한 것으로 시작해, 임원인사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11월 업적보고회를 챙기고 시무식까지 주관했다. 대외 활동에서도 구 부회장이 얼굴 역할을 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순방 등에 함께한 해외 경제사절단에 구 부회장이 참여했다.

구 부회장은 신기술 확보를 강조해 왔다. 구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역량을 결집한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융복합 기술을 남보다 먼저 개발해 사업화해야 한다"며 "미래 사업에 꼭 필요한 핵심 기술들은 지금부터 내외부의 역량을 모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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