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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박인규 체제서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못해" DGB금융 비은행 확장 전략 '빨간불'..비자금·채용비리 의혹 부담

김선규 기자공개 2018-03-28 09:23: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3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사실상 중단됐다. 금융당국이 현 CEO(최고경영자) 체제에서는 인수 승인을 해줄 수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박인규 회장이 대구은행장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있지만, 하이투자증권 인수 주체가 지주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스탠스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DGB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심사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박인규 회장 체제에서는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시그널을 DGB지주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에 관한 서류를 금융위에 제출한 DGB지주는 3월 초까지 최종 승인을 받고 오는 29일 하이투자증권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정관변경 및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는 현 경영진 체제에서는 최종 편입 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의견을 DGB지주측에 보낸 것으로 안다"며 "박 회장에 대한 CEO리스크 문제가 불거지자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자료보완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심사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금융지주사는 특례조항에 따라 자회사 편입 승인을 얻으면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않는다. 사업계획서, 경영능력, 예상수지계산서 등 정성적 평가만 잘 받는다면 자회사 편입 승인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인규 회장 관련 CEO리스크가 하이투자증권 인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금융권 지배구조와 채용 비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채용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DGB지주에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선뜻 허가할 수 없다는 배경에서다.

DGB지주는 금융당국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심사에 대한 무기한 연기 방침을 내놓자 인수작업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적 평가에 문제가 있다면 추가 서류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CEO 거취 문제와 연관돼 있어 실무라인에서 손을 쓸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미포조선과 하이투자증권 인수 주식매매계약(SPA)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비롯한 중장기 경영 계획 추진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AT커니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은 DGB금융지주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편입을 담은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CEO 리스크 문제만 잘 해결되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언제든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이라며 "DGB지주 입장에서도 향후 금융당국과의 관계 개선 및 내부 리스크만 잘 정리되면 편입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대미포조선과 계약 체결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대구은행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룹 회장 자리는 내놓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주체는 은행이 아닌 지주이기 때문에 박 회장이 은행장을 사퇴하더라고 금융당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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