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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캐스트, '신한발브 매각' 고전하는 까닭은 주요 납품처 현대차 경영권 교체 민감, '車 엔진 밸브' 전문성 변수

강철 기자공개 2018-03-27 08:05:54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6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티캐스트가 2016년 매물로 내놓은 신한발브공업 원매자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신한발브공업의 최대 거래처인 현대차그룹 눈높이에 맞춘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게 매각을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변대규 휴맥스그룹 회장은 3월 23일 기자와 만나 "(신한발브공업 매각이) 크게 진전된 부분은 아직 없다"며 "면밀하게 매각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1년 설립된 신한발브공업은 경기도 화성과 중국 북경에 거점을 둔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엔진에 들어가는 각종 밸브를 양산한다.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연간 500억~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알티캐스트는 2016년 2월 신한발브공업 경영권을 인수했다. 담보권을 행사해 김종달 전 대표를 비롯한 신한발브공업 주주들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확보했다. 신한발브공업의 핵심 생산 거점인 중국 베이징법인(신한북경기차배건계통유한공사) 지분 60%도 취득했다.

경영권 인수와 동시에 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에 착수했다. 정욱재 최고재무책임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한편 신한발브공업 지분 100%, 신한북경기차배건계통유한공사 지분 60%를 매각 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자동차를 비롯한 중공업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매각을 위한 파트너로 유치했다.

자동차 부품이 셋톱박스(settop box), 디지털 솔루션 등 그룹 주력 사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은 만큼 계열사로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종달 전 대표와의 채무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주식 취득일 뿐 애초부터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매각 절차는 지지부진하다. 매각에 본격 착수한 지 2년이 지났으나 아직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신한발브공업은 알티캐스트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돼 버렸다. 알티캐스트는 2017년 신한발브공업 지분에서 약 20억원의 손상차손을 잡았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신한발브공업의 최대 고객인 현대기아차그룹이 빠른 매각을 일부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발브공업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다이모스 등에 각종 엔진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신한발브공업과 현대기아차는 제조,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각종 사업 영역에서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 현대기아차에게 신한발브공업은 믿을 수 있는 1차 벤더 중 하나다. 특히 현대차 북경공장(Beijing Hyundai)과 신한북경기차배건계통유한공사의 관계는 매우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신한발브공업의 경영권 교체는 상당한 리스크다.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알티캐스트가 엔진 밸브 사업과 무관한 측에 경영권을 넘긴다면 향후 원활한 거래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재무적으로 인수 여력이 충분한 원매자가 나온다고 해도 자동차 사업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쉽사리 경영권을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알티캐스트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원매자 발굴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드로 인한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 신한발브공업의 수익성 저하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단기간에 적합한 인수자를 찾는 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와 별도로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 회수도 원매자 소싱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190억원을 투자해 신한발브공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원활한 투자금 회수 논의를 위해서는 늦어도 내년 초에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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