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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물산 지분 매각…이재용 부회장은 참여 안해 재단 활용이나 우호주주 섭외없이 모두 외부 처분

김일문 기자공개 2018-04-10 17:19:2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0일 1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순환출자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가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전부를 블록딜로 처분키로 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이재용 부회장이 추가적으로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지 않고 모두 외부에 매각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10일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404만 여주(지분율 2.11%)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초에 실시한 삼성물산 지분 블록딜에서 주관을 맡은 바 있다.

삼성SDI의 이번 결정은 다소 이른감이 없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관련 예규를 바꿔 삼성SDI가 삼성물산 보유 지분 전체를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해소 기간은 오는 8월 말까지였지만 삼성SDI는 한달여 만에 지분 매각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 발생을 이유로 삼성SDI에 삼성물산 지분 절반 가량을 처분하도록 명령했고, 올해 2월 또다시 남은 지분마저 모두 팔라고 지시했다.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블록딜로 처분키로 결정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물산 단일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SDI가 내놓는 지분 가운데 일부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블록딜엔 참여하지 않았다.

2년 전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 2%를 매각할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0.7%를 사갔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실권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여윳돈 2000억 원을 삼성물산 지분 인수에 썼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삼성물산에 대한 지분율 하락은 반갑지 않은 일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지분을 인수하거나 관계회사, 혹은 재단이 인수하는 것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과거엔 재단을 통해 지분을 파킹하는 것도 가능했으나 이 역시 어려워졌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경우 2015년 당시 1% 가량의 삼성물산 지분을 책임졌다. 하지만 정부가 공익재단이 지배구조에 활용되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그룹 재단의 지분 매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일각에서는 우호주주를 섭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지분을 한꺼번에 내다팔 경우 주가 하락 등이 우려되는 만큼 KCC와 같은 우호주주를 끌어들여 주가를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삼성SDI는 이같은 예상을 깨고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블록딜 방식을 해당 지분을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2% 가량의 블록딜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6년 초에 실시한 블록딜에서는 최대 3%의 할인율을 제시했지만 기관 투자자들이 수요가 몰리면서 할인율 없이 거래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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