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잘 팔리는 메자닌…수년뒤 지뢰밭 우려 [코스닥 벤처펀드 점검] ④올해 시장 10조 돌파 전망…재무구조 열악한 기업도 발행 나서

이효범 기자공개 2018-05-02 10:44:5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30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벤처펀드의 흥행몰이 등의 영향으로 올해 메자닌 시장 규모도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펀드들이 의무 편입해야 하는 벤처기업 신주 15%를 비롯해 운용자산의 상당부분을 안정적인 메자닌채권으로 채우려는 운용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내 메자닌 발행 물량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기업들도 메자닌 발행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메자닌 투자 수요 증가로 최근 발행사 우위의 시장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이다. 당장 쿠폰금리 '0%', 리픽싱 제외 등을 조건한 메자닌채권이 등장했고, 장기적으로 발행사의 디폴트에 대한 공포감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들어 메자닌 3조 8663억…코스닥벤처펀드 흥행 기여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메자닌 발행물량은 지난 20일 기준 3조8663억원에 달한다. 메자닌 시장 규모는 2015년 4조1000억원, 2016년 7조 6484억원, 2017년 8조7030억 원으로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달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가 기업들의 메자닌 발행물량 증가를 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펀드는 벤처기업 신주에 15% 이상, 벤처기업 신·구주 또는 벤처기업 해제후 7년 이내에 상장된 중소·중견기업의 주식에 35% 이상 의무 투자해야 한다. 운용사들은 대부분 벤처기업 신주 15%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물량으로 채우는데 주력한다. 더불어 나머지 35%를 포함한 운용자산의 50% 이상을 메자닌으로 채워도 무방하다.

국내 전체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이달 25일 기준 1조9090억원이다. 단순계산으로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 1조9090억원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금액은 2864억원이다. 펀드 내 50% 넘는 비중으로 메자닌채권을 담는 사례도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큰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초기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시장에 유입될 자금은 증가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역은 "CB나 BW에 투자하는게 벤처기업의 신주에 투자하는 것보다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이라며 "시장에서 메자닌채권 품귀현상이 발생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펀드에 담을만한 물건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감사의견 거절 당하는 상장사 증가…발행사 우위, 투자자 리스크 커져

최근 수년간 메자닌 시장이 급속도록 팽창한 가운데 디폴트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감사보고서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장사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 가운데 감사의견에 문제가 발생한 기업은 2016년 9개, 2017년 16개, 2018년 26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 등으로 올해 거래가 정지된 코스닥 종목은 △에프티이앤이 △감마누 △넥스지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이에스에이 △트레이스 △에임하이 △지디 △엠벤처투자 △파티게임즈 △우성아이비 △수성 △C&S자산관리 △디에스케이 △카테아 등이다. 상장사가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의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7 감사 결과 의견거절 통보됐거나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 CB에 투자된 자금은 약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자닌 투자는 짧게는 1년에서 3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제 상황도 변수로 작용한다. 가령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 경우 가장 타격이 큰 기업들 또한 재무적으로 열악한 벤처기업들이다.

코스닥벤처펀드 등의 영향으로 메자닌 투자 수요가 늘면서 발행사 우위의 시장이 형성된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전환가 조정이 없는 CB가 늘면서 투자자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는 한층 커졌다. 실제로 흥국자산운용과 HR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펀드는 최근 코넥스 상장기업인 에프앤가이드의 CB에 총 60억원을 투자했다. CB의 쿠폰금리는 0%이고 전환가조정(리픽싱) 조건이 없다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수요 증가로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열위한 기업들도 메자닌채권을 발행하고, 조건도 투자자에게는 한층 불리한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며 "수년전만 해도 CB 등에 디폴트가 발생하는 것은 시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지만 최근 기업이 우위에 선 시장이라 1~2년 뒤 디폴트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