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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 '물적분할' 새출발? 부채비율 2500% [해운사 재무건전성 점검]⑩체질개선 시도 불구 재무구조 악화…최대 강점 'SK그룹 지원'

고설봉 기자공개 2018-05-04 08:18:18

[편집자주]

정부가 해운업 재건을 위해 전방위 지원을 펼친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해양진흥공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신용보강을 해주는 등 해운사들의 숨통을 터주기로 했다. 정부는 일단 자체 평가 기준 신용등급 'BB' 이상 해운사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평가를 받게 될 해운사의 경영 및 재무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3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해운이 지난해 물적분할을 통해 손실을 털어내고 체질 개선을 시도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부채비율이 2500% 이상 치솟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한 가운데 특별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SK해운은 지난해 한기평으로부터 A-(부정적), 한신평으로부터 A-(안정적), 나이스로부터 A-(부정적) 등급을 부여 받았다. 악화한 펀더멘털을 자체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지원 여부가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다.

신평사 관계자는 "선대 재편과 벌크선사업 철수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기존 부실을 모두 털어내지는 못했고, 과중한 차입부담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적자가 많이 누적됐고, 분할하면서 자본 확충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누적된 재무구조 악화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K해운 실적

SK해운은 지난해 4월 1일부로 SK마리타임의 해운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설립했다. 분할 과정에서 선대 구조조정 등 손실을 털어냈다. 당시 영업 조건이 좋지 않았던 드라이 벌크부문을 대거 정리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물꼬를 텄다. 현재는 원유선과 가스선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해 4분기 SK해운은 매출 3982억원, 영업이익 297억원, 순이익 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분할 뒤 첫 단독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7.27% 증가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나날이 악화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 대비 6.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57%에서 7.46%로 1.11% 포인트 낮아졌다. 매출원가율은 88.12%에서 89.08%로, 판관비율은 3.29%에서 3.47%로 각각 높아졌다.

효율성이 낮은 벌크선대를 정리하고 케미컬선과 탱커선 위주 선대로 체질개선 했지만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았다. SK그룹 계열사인 SK가스와 SK이노베이션 등 일감을 기반으로 정기선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2분기 대비 4분기 순이익은 72.5% 감소했다. 지속된 차입금 누적에 따라 금융비용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1분기 437억원이던 금융비용은 4분기 449억원으로 2.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 비용 지출은 134억원에서 541억원으로 303.73% 늘었다.

이자비용 지출이 4분기에 몰리며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4분기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1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358억원 수준으로 양호했지만 6개월 만에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

SK해운 주요 재무지표

더딘 실적개선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재무상태다. SK해운과 SK마리타임으로 분할하며 부실을 털어냈지만 충분한 자본 확충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 여전히 재무구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자산 및 실적 규모 대비 차입금이 과도하다.

SK해운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516.9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4조4540억원이고, 이중 96.18%인 4조2839억원이 부채로 채워졌다.

부채총액은 대부분 사채 및 장단기차입금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4조821억원을 기록했다. 분할 직후인 2분기 말 4조2027억원 대비 2.87%주는 데 그쳤다. 턱없이 부족한 현금 보유고로 순차입금은 3조9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대비 2.7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차입금에 비해 자본항목은 여전히 부실하다. 자본총액은 지난해 말 1702억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분할 직후인 2분기 말 1947억원 대비 12.58% 줄어든 수치다. 결손금이 62억원으로 늘면서 자본총액이 줄었다.

다만 SK그룹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는 만큼 당장 등급 하락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감 지원에 이어 자본 확충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평사들은 등급 평가에 신중한 모습이다. SK해운의 최대주주는 지분 57.2%를 보유한 SK마리타임이고, SK마리타임의 최대주주는 ㈜SK로 지분율은 100%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자본금 확충 등 최대주주의 지원 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원 여부에 따라 재무상태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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