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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금융의 소신 [thebell note]

김세연 기자공개 2018-05-10 07:49:15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내놓은 TCB(기술금융)펀드가 화제다. 성장금융은 TCB펀드 조성에 나서며 핀테크 투자에 집중하는 운용사(GP)에게 자신들의 성과보수중 일부를 추가 지급키로 했다. 펀드의 성공적 조성과 주목적 산업의 육성을 위해 유한책임사원(LP)의 지위와 이익을 상당부분 내려놓은 행보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이한 성장금융의 TCB펀드 조성사업은 특히 핀테크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핀테크 산업은 미래 사회에서의 중요성에 비해 투자시장에서는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기업 생애주기 전반에서 성장의 사다리 역할을 강조해온 성장금융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성과보수를 내놓는 결단을 통해 부진한 핀테크 산업 분야 육성을 택한 것이다.

사실 성장금융의 용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장금융은 지난해 초기기업 후속투자(follow-on) 펀드 조성에 나서며 GP에게 더 많은 성과보수를 약속하는 '풀캐치업(Full Catch up)'을 도입했다. 풀캐치업은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하고 기대했던 주목적 산업 육성을 이끈 GP에게 LP의 수익중 일부를 추가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이례적이고 획기적인 풀캐치업 방식은 결국 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보기드문 출자사업의 흥행을 견인했다.

물론 성장금융의 파격적인 행보에 마냥 긍정적인 평가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성장금융 이외의 다른 앵커 LP들은 '유연한' 성과보수 체계가 출자시장 전반의 질서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한다. 자신들의 출자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원망의 목소리도 나온다. GP의 입맛에만 맞춘 출자사업에 주력한다면 개별 LP가 추진하는 출자사업의 정체성이 사리질 수 있고 선호되지 않는 출자사업은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동화 속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결국 나무 자체가 사라지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많은 우려 속에도 성장금융의 행보는 투자시장 환경에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실제 최근 몇몇 LP들이 GP의 상황과 입장을 반영한 인센티브 구조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LP와 GP는 투자라는 목표를 위한 파트너다. 풀캐치업 이나 추가 성과 보수 지급에 따른 투자시장내 선순환 구조는 출자사업을 가로막기보다는 다양한 투자사업 확대를 이끌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성장금융의 소신있는 행보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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