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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신뢰회복·평판개선 필요 [2018삼성인식조사/남은과제들]⑧대외 활동부터 재개…새로운 경영 전략도 보여줘야

김성미 기자공개 2018-05-16 07:47:1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5일 0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중국과 일본 출장 길에 올랐다. 중국의 IT 거물과 일본의 경제인들과 인맥을 다지기 위한 행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집행유예 선고 이후 글로벌 행보를 시작했다. 유럽과 캐나다를 오가며 인공지능과 신사업에 대한 구상을 진행했고 이번엔 중국과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하지만 이 부 회장의 행보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이 부회장은 지난 9일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들어오는 귀국길에 출장 성과와 신사업 계획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애써 답변을 피했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국내 경영 일선엔 나서지 않고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식 석상은 물론 대내적인 행보도 공식화하지 않았다. 글로벌 인맥을 쌓는 정도로 여론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아직 대법원 최종판결이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삼성을 겨냥한 폭로성 의혹도 쏟아지면서 이 부회장의 입장은 어느때보다 조심스럽다.

더벨 삼성 인식 조사에서 가장 화두가 된 이슈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과 앞으로 행보에 대한 일반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삼성의 변화보다 이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이 부회장의 행보 하나하나가 관심 사항이고 앞으로 삼성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선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이건희 회장의 쇄신 vs 이재용 부회장의 쇄신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이끌던 시절엔 기억에 남는 이벤트들이 많았다. 신경영선포, 마하경영, 천재론, 삼성 쇄신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건희 회장은 때마다 경영화두를 던지며 조직의 쇄신을 꾀했다. 1993년 신경영 선포는 여전히 회자되는 혁신이었다. 삼성의 제품이 일본 소니, 샤프, 도시바 등과 비교해 턱 없이 품질이 떨어진다는 분석 이후 이 회장은 임원들을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모았다. 일주일간 일장 연설을 하며 변화를 주문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메시지도 대변되는 '신경영 선포'였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각사 사장들과 임원들에게 구체적인 행동요령과 변화의 방향,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2002년 차세대 수익 사업을 고민하던 때에는 천재 한사람이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천재론을 설파, 글로벌 인재 영입으로 돌파구를 찾아갔다. 휴대폰과 TV가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뒤엔 '마하경영'이란 화두를 던졌다. 이건희 회장은 2003년 "10년 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대변화를 주문했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1마하, 초속 340m)을 돌파하기 위해선 설계도는 물론 엔진, 소재, 부품 등을 모두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도 원재료부터 부품, 설계, 마케팅까지 모든 조직에 체질 개선을 하라는 메시지였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 쇄신은 탑다운 방식이라 볼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화두를 던지면 상명하복식으로 조직 전체에 변화를 줬다. 신경영 선포 이후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으로 바꾸기도 했고 천재론을 내세웠을 당시엔 파격적인 연봉 체계로 글로벌 인재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2008년 경영 쇄신안을 마련한 이후엔 삼성 그룹내 지배구조에 일대 변화가 생겼고 순환출자고리도 대거 해소됐다.

◇신뢰회복·평판관리 노력 필요

이재용 부회장의 쇄신은 과거와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이벤트로, 하나의 화두를 던지는 방식이 아니라 밑에서부터 변화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자칫 선도적인 카리스마가 부족한 듯 보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ICT 시장에선 더 맞는 방식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스타트업 삼성이라는 경영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주력사업 외에 비주력 사업을 처분하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것도 이 부회장의 경영 데뷔 이후 일어난 일이다. 아쉽게도 이같은 변화를 체감하기도 전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경영 리더십을 보일 기회는 사라졌다.

앞으로 이 부회장이 극복할 과제는 많다. 분식회계 논란, 공매도 사건, 노조 파괴 공작 등 주요 계열사가 연루된 각종 부정적인 뉴스가 회자되고 있다. 지금처럼 반(反)삼성 여론이 거센 상황에선 이 부회장이 어떠한 말과 행동을 해도 대중을 설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과제는 신뢰회복이다. 이 부회장은 재벌 2세가 아닌 기업인으로써 평가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다. 국민과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의사도 밝혀 왔다. 이같은 작업은 하나의 이벤트로 마무리할 일이 아니다. 이 부회장 만의 방식으로, 서서히, 점진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할 일이다 .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단발적인 쇄신안을 통한 일성보다 차근차근 행동으로 변화를 보여 주려 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으로 신뢰회복, 평판개선 등을 위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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