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산은, 대한항공 여신한도 '증액 가능' 평가 실적·재무 개선 흐름 '뚜렷', 자금상환 여력 확대

김장환 기자공개 2018-06-18 16:12:34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5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주채무계열인 대한항공에 대해 여신 한도 증액이 가능한 상태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 측 요청만 있다면 추가적인 자금 지원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실적이 전년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데다 올 1분기 실적 역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자금상환 여력이 크게 개선됐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15일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리스크 평가 등을 통해 여신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상태란 결론을 최근 내렸다. 근 1년새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했고, 또 당분간 이 같은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드' 여파로 끊겼던 중국 관광객 유입이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여름 성수기가 곧 다가온다는 점도 그 근거 중 하나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clip20180615144855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해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대표적인 건전성지표인 부채비율이 예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2017년 말 별도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537.9%로 전년 말 1273.5% 대비 절반 넘게 줄었다. 일반적인 제조업체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의 부채비율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동종 업종과 견줘보면 양호한 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 기간 720.2%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은 대규모 순이익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별도기준 5914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던 대한항공은 지난해 9069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순이익 증대 이면에는 기타영업외수익이 있었다. 2016년 4869억원에 그쳤던 기타영업외수익이 지난해 1조4965억원으로 세배 가깝게 늘었다.

기타영업외수익 증대는 '환율' 영향이 컸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료와 보험료, 유류비 등을 통상 달러로 결제한다. 외화차입금 비중이 높고 환율 변동에 그만큼 민감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기타영업외수익이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정반대 상황을 낳게 된다. 따라서 대한항공의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는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수익과 재무구조 개선 추세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국내 사드 배치 문제로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내리고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사싱살 금지시켰던 중국과 '해빙무드'가 조성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광객 수요가 점차 살아나면서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 수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최근 1억50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인도받았는데 산업은행이 해당 항공기 리스금융에 후순위로 참여해 약 10% 정도 대금 집행을 완료했다"며 "대한항공의 상황이 좋지 않고 자금 지원도 안된다고 판단했다면 리스금융 참여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작 시장 일각에서는 대한항공 측 요청이 있더라도 산업은행이 신규 여신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다름 아닌 '오너 리스크'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모기업 한진은 조양호 회장의 처 이명희 씨의 상습폭행 사건,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일명 '물컵 갑질'과 욕설 파문 등으로 인해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당 여파는 금융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이 해마다 실시하는 주채무계열 재무구조 평가에 그룹 평판리스크 점수 비중을 높이도록 했다. 채권은행이 실시하는 주채무계열 재무구조 평가에서 적정 점수를 받지 못할 경우 한진그룹은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야 한다.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도 이 경우 금융권으로부터 신규 자금 지원받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항간에는 일부 시중은행이 이를 근거로 대한항공에 신규 여신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말도 흘러 나오고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 대다수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이 대한항공의 재무개선 여력과 실적을 볼 때 여신한도를 오히려 늘릴 수 있는 상태란 판단을 내리고 (영업적 차원에서) 이를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중에 (신규 여신을 중단키로 했다는) 얘기가 나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라며 "기존 여신 만기 연장을 하지 않을 만한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