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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의 '내게 와 서초사옥' [thebell note]

김경태 기자공개 2018-06-19 08:24:17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8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청년층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TV프로그램 중 하나가 '하트시그널 시즌2'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인 남녀가 출연해 짝을 찾는 것이다. 연배가 있는 분들은 '사랑의 리퀘스트', '짝'의 업그레이드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번 남성 출연자 중 일반 여성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사람은 아마도 이규빈 씨일 것이다. 그는 오영주 씨에게 밀당하지 않고 '직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외친 '내게 와 영주'는 유행어가 됐다.

이 같은 현상을 보면 아주 간단한 연애법칙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상대방을 이리저리 재보고 안달 나게 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지만, 때로는 과감한 행동이 더 먹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 원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 현상에 들어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최근 건설부동산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삼성물산의 서초사옥 매각이다. 국내 프라임오피스 매각 사상 단위면적당 최고가(3.3㎡당 3000만원)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돼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

NH투자증권은 매각이 시작되던 시점부터 유력한 인수후보로 업계에서 거론됐다. 서초사옥을 인수하기 위해 리츠 자산관리사(AMC) NH농협리츠운용을 설립하는 것이라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돌았다. 투자를 받아야 하는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투자자' NH투자증권의 움직임에 시작부터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시장에서 서초사옥 매각과 관련해 부정적인 얘기도 돌았지만, NH투자증권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달 초 진행된 입찰에 들어갔고, 코람코의 투자자로도 등판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IB 강화' 기조에 발맞춰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NH투자증권의 강한 대시는 삼성 측에도 호재였다. 매각 초반 시장에 '과연 서초사옥이 3.3㎡당 3000만원을 받을 수준인가', '인수자는 결국 삼성그룹 계열이 되고 요식행위에 그칠 것' 등의 얘기가 돌아 삼성 측의 이미지에 손상을 줬었기 때문이다.

결국 NH투자증권은 숏리스트에 포함, 1차 관문에서 삼성물산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아 있는 절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인데, NH투자증권이 '거래 종결'을 내세워 더 세게 돌진한다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NH농협그룹 금융사들은 장전 중인 실탄을 단번에 쏠 수 있다. 투자자를 따로 구해야 하는 나머지 4곳의 후보들이 가질 수 없는 NH투자증권만의 장점이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물산이 여러 후보자들에게 눈을 돌리다 더 좋은 제안을 한 곳의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숏리스트의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국내의 실력 있는 운용사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또 삼성물산이 너무 콧대를 높이다 매각이 좌초할 수도 있고, NH투자증권이 협상 과정에서 갑작스런 이유로 삼성물산에 실망해 인수 계획을 접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이 보여준 적극적인 의지가 매각전을 지배해, 후보 중 인수 기대감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다른 후보를 넘어설 실력도 자금력도 있다. NH투자증권의 '직진'이 통해 삼성물산과 손을 맞잡게 될지 여부가 서초사옥 매각의 관전 포인트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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