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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로봇 제조 큐렉소, 포트폴리오 확대에 R&D '부담' ①연구개발비 증가에 계열사 지분법 손실까지…빠른 흑전 기대 어려워

서은내 기자공개 2018-07-12 10:29:46

[편집자주]

스마트팩토리를 화두로 산업용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정, 유통매장, 공공시설에선 서비스용 로봇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로봇 산업은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몸값을 높이고 인수합병도 진행되고 있다. 로봇기업들의 현주소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0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야쿠르트 계열 의료로봇 개발제조업체 큐렉소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로봇 연구에 매진하면서 1년 반 사이 연구개발 인력이 7배나 불었다.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높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단기간 흑자전환 기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일 큐렉소에 따르면 큐렉소 본사 연구 인력은 지난해 초 기술개발팀 인원 4명에서 최근 30명 이상으로 약 7배 불었다. 미국 자회사인 씽크써지컬(Think Surgical Inc·TSI)에서 주로 연구개발 및 로봇 제조가 이뤄지던데에서 지난해부터 한국 본사에서 연구개발 조직을 풀 가동하기 시작하면서다.

큐렉소 관계자는 "재작년까지는 TSI에서 개발한 인공관절수술 로봇을 한국 본사에서 판매만 하던 구조였다"면서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의료로봇 사업을 인수한 후로는 국내 개발 로봇을 글로벌 상용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중재시술 로봇이나 보행재활 로봇 개발을 국내 연구진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렉소는 한국야쿠르트가 2011년 의료기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인수한 회사다. 사업부문은 의료기기와 무역 두 가지로 나뉜다. 무역부문은 발효유, 라면 등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뒤 한국야쿠르트나 팔도 등 식음료업체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수술로봇을 포함한 의료기기 사업은 초기 단계로 매출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회사 전체 매출의 85%는 무역에서 나오고 있다.

매출은 대부분은 무역에서 나오지만 인력은 의료기기사업부문에 거의 속해있다. 60여명 남짓 되는 임직원 중 올 초 기준 무역부문 직원은 3명이 전부다. 연구인력을 비롯해 의료기기의 인허가 관련 인력, 로봇 서비스 담당 직원 등 상당수가 의료기기사업부에 있다.

수술로봇 1팀과 2팀, 재활로봇팀 등 자체 연구소에만 30여명의 연구진이 로봇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의료사업부 인수 당시 함께 옮겨온 연구인력 20명에 더해 추가로 지속적으로 인력을 보강하면서 전체 임직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자들로 이뤄졌다.

연구개발부서가 풀 가동된 가운데 기존 주력사업이던 인공관절수술 로봇에 더해 중재시술, 보행재활로봇, 척추수술 로봇까지 큐렉소의 로봇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우선 '티솔루션원'이라 이름붙인 인공관절수술 로봇이 중심에 있다. 큐렉소의 대표 수술로봇 브랜드 '로보닥'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무릎관절(슬관절)과 엉덩이관절(고관절)을 로봇이 정밀하게 자동으로 깍아내고 그 부위를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자동화 수술로봇이다.

TSolution One Surgical System (1)
큐렉소 주력 제품 인공관절 수술로봇 '티솔루션원'.
엉덩이 관절부문 로봇은 국내 식약처와 미국 FDA, 유럽 CE 승인을 마쳤고 무릎 관절 로봇은 국내 승인과 유럽 CE 허가를 완료한 후 현재 미국 FDA의 승인을 앞뒀다. 올해 3분기 내로 승인 신청, 연말 승인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중재 시술로봇 '로빈'과 '로빈S', 보행재활로봇 '모닝워크'를 제품 라인업에 추가했다. 모닝워크는 하지 마비나 기능저하 환자의 보행과 재활을 돕는 훈련용 로봇이다. 국내와 FDA 승인을 마쳤다. 발판 움직임을 통해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며 가상현실 소프트웨어도 탑재해 재활 프로그램 몰입도를 향상시켰다.

로빈은 CT 영상을 기반으로 바늘을 삽입하는 중재시술을 할 때 바늘이 삽입되는 경로를 가이드해주는 로봇이다. 중재시술이란 수술 없이 영상장비를 활용해 미세한 의료기구를 체내에 삽입해 치료하는 의술이다.


중재시술로봇
큐렉소의 중재시술로봇 '로빈'.
큐렉소 관계자는 "보행재활 로봇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개선 작업 중이며 2.0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면서 "중재시술로봇의 경우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어 척추수술로봇 분야를 세브란스 병원과 함께 새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로봇사업은 아직까지 사업의 수익성이 가시화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력 제품인 티솔루션원 제품은 현재 국내 15곳에서 총 18대가 가동 중이다. 또 미국에 3대, 싱가폴에 1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큐렉소 실적을 보면 매출은 최근 4년간 매년 소폭 상승을 이뤄가고는 있다. 2013년 311억원 매출을 기록한 후 2014년 261억원으로 매출이 200억원대로 한차례 꺾였다가 2015년 275억원, 2016년 301억원, 2017년 335억원으로 매년 매출이 30억원 가량씩 성장했다. 다만 적자 기조는 여전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6년까지는 계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6억원으로 처음 흑자 전환을 이뤘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는 재무제표 작성 기준이 바뀌면서 미국 자회사 TSI의 마이너스 실적이 영업손익 단에 포함되지 않고 지분법손실 형태로 당기손익 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큐렉소는 2016년까진 TSI의 최대주주로서 TSI 실적을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한국야쿠르트가 TSI 최대주주가 되면서 큐렉소는 더이상 연결 재무제표가 아닌 별도재무제표만 공시하게 됐다.

영업이익 단에는 영향을 받지 않게됐지만 여전히 TSI 지분을 33.28% 보유하고 있어 지분법 손실로 TSI 실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TSI는 연구개발 비용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적자 상태다. 지난해 큐렉소는 6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TSI의 손실이 큐렉소 재무제표에 지분법손실 171억원으로 반영되면서 169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큐렉소 관계자는 "TSI가 연결자회사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만 대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자체적인 연구개발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대하긴 무리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한해동안 큐렉소의 경상연구개발비는 8억원 가량이었지만 올해는 1분기에만 8억원 가까이를 사용한 상황이다.

큐렉소가 주력인 인공관절 수술로봇 시장은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며 완전자동수술로봇에 대한 의사들의 거부감이 있다는 점은 큐렉소가 풀어가야할 과제다. 다만 장기적인 성장성은 밝다. 서형석 애널리스트는 "스마트 병원이 점차 의료계에 도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큐렉소의 수술로봇이나 재활로봇의 시장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큐렉소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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