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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내수·해외 '진퇴양난' [식음료 명가 재발견②]내수시장 부진 만회할 해외시장 '답보'…브라질법인, 5년간 적자 행진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26 08:26:4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6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빙그레는 내수 시장의 정체에 대응해 5년 전부터 해외법인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다. 5년이 지난 지금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이라는 열쇳말은 잡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빙그레 실적은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이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3년에 처음 매출 8000억 원대를 돌파했지만 이후 횡보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 2012년 600억원대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반토막 나 300억 원대에 머물렀다. 평균 6~8%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은 3% 대까지 하락했다.

매출

◇내수시장, 수요↓·공급↑ '경쟁 심화'

침체의 원인은 매출의 95%를 차지하는 내수시장의 부진에 있다. 최근 국내 빙과류 및 가공유 시장은 시장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동시에 경쟁사들의 시장 진출로 대체재 공급은 늘어났다. 자연스레 유업체와 빙과업체간 판촉 및 할인 경쟁이 심화됐고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빙그레의 유음료 등 냉장품목군 매출은 4865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60억 원 감소했다. 아이스크림 등 냉동 및 기타식품군 매출은 2.6% 증가한 3709억 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하지만 '깜짝반등'은 가격정찰제가 확대되며 업계의 할인경쟁이 완화됐기 때문이지 수요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사업 확장 차원에서 지난해 진출한 가정간편식(HMR)과 생크림 B2B사업은 매출 확대를 이끌어냈지만 동시에 원가 상승분에도 반영됐다.

업계는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빙과류 및 가공유 시장이 앞으로도 정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밖에서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끄는 다양한 디저트 대체재가 등장하고 있다. 채널 측면에선 프랜차이즈가 늘어나고 편의점 출점이 둔화되는 추세도 빙그레의 앞길엔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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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의 무거운 빗장

빙그레는 내수 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무게추를 옮겨가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2016년에도 브라질법인, 중국법인,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5년간 빙그레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수준으로 2~3%에 머무르던 이전에 비해 약간 높아졌다.

문제는 더딘 성장세다. 2013년 이후 해외법인 3곳이 추가됐지만 이후 5년간 연간 수출은 400억 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2012년 수출액 495억 원과 큰 변화가 없다. 현재 빙그레가 25개 국에 수출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가 당 평균 수출액이 연간 16억 원 정도에 그친다. 양대 시장인 중국(215억)과 미국(125억 원)의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 외의 국가 매출은 미미하다는 의미다.

‘메로나 열풍'에 힘입어 설립된 브라질법인은 지난 5년간 매출 10억 원 미만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대부분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빙그레 관계자는 "헤알화 폭락 등 브라질 경제가 망가지면서 수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브라질법인 철수 계획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해외법인

빙그레는 해외에서 기회를 끊임없이 엿보고 있다. 2010년 이후 브라질에서 분 메로나 열풍, 최근 중국에서의 바나나우유 깜짝 호황은 빙그레의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한 경험이다.

박영준 빙그레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베트남을 허브로 동남아 공략을 가속화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베트남 시장 매출은 최근 30억 원 대까지 올라섰다. 이와 함께 동남아 지역 할랄 시장에 대한 준비에도 들어가는 모양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주력 브랜드 중심으로 내수 시장을 공고히 다져 왔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신성장동력 발굴, 해외 시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필요한 전략을 과감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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