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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스테디셀러·사업다각화 '두마리 토끼 잡는다' [식음료 명가 재발견③]빙과류·유업 경계 넘어 카페·펫푸드·건강기능식품으로 포트폴리오 확대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26 08:27:2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9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반세기간 스테디셀러에 의존해 성장해 온 빙그레가 신성장 동력 찾기에 한창이다. '메로나', '바나나맛 우유' 등 각 부문 대표 제품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빙그레가 매출 90%를 의존하고 있는 내수 시장은 침체기다. 2015년 2조184억원이었던 국내 빙과류 시장은 지난해는 1조6837억원으로 감소했다.

박영준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목표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매출의 5%에 불과한 해외 시장을 넓혀가는 한편 매출 95%를 차지하는 국내 시장에서 스테디셀러와 신사업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즉 스테디셀러 마케팅을 강화해 주력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는 한편 신사업 아이템 발굴과 육성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우유 넘어선 스테디셀러 브랜드 마케팅

올해 초 박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조하면서 주력 브랜드 중심의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메로나 등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이다.

스테디셀러 전략은 2016년부터 이어져온 것이다. 그 해부터 서울 동대문구와 제주도에 바나나맛우유를 테마로 한 카페를 열어 히트한 데 이어 올리브영과 손잡고 내놓은 바나나맛우유 바디제품도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메로나 브랜드를 활용해 티셔츠, 가방, 칫솔 등 다양한 콜라보 제품을 내놓으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빙그레는 올해도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다른 제품과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해 추가 매출을 창출할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브랜드를 활용한 참신한 콜라보를 계속 내놓을 것"이라며 "장수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업다각화 재시동…‘신사업 징크스'서 벗어날까

가공유와 빙과류 등 기존 시장에서 스테디셀러의 정체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빙그레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다각화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세제·화장품 제조판매업, 음식점업과 급식업, 무형재산 임대판매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그해 7월 HMR 브랜드 ‘헬로빙그레'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반려동물 식품브랜드 ‘에버그로'를 출시, 펫푸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비바시티'라는 브랜드로 2030 여성을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출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신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대부분인 빙그레가 최근 속도감 있는 사업다각화를 연이어 시도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빙그레는 과거에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불발로 끝났었다.

1997년에는 일본 썬메리와 손잡고 야심차게 진출한 썬메리베이커리 사업을 삼립식품에 매각했고, 냉동식품과 초코케이크 등 비주력 사업도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2002년 편의점 서클K 사업권을 매각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매년 30억~40억 원씩 적자를 기록하던 라면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스낵사업에서는 국내 영업권을 당시 삼양식품에 위탁하면서 비중을 크게 줄였다. 그 결과 빙그레는 오늘날 빙과와 가공유 중심 사업 구조로 정리됐다. 이때 정리된 사업 구조는 지난 20여년 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2008년에는 실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면서 ‘예담'이라는 법인을 설립하며 건강식 배달사업에 진출했지만 불과 3년 만에 사업을 청산해야 했다. 출범 첫 해에 순손실 1억 원을 기록했고 이듬해 5억 원, 2010년 11억 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결국 매출 부진과 불투명한 사업성으로 2012년 문을 닫았다.

빙그레가 최근 '아픈 경험'이 많은 사업다각화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는 것은 그만큼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빙그레가 다양한 브랜드를 출시하더라도 투자는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빙그레가 지난해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을 확대했지만, 사업다각화는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케팅 활동도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화장품과 외식업에서도 단기에 투자가 무리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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