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높은 안정성' vs '낮은 성장성'…빙그레 '고민되네' [식음료 명가 재발견④]HMR·펫푸드 등 신규사업 '변수'…가공유·빙과류 성장세 회복할 모멘텀 마련해야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26 08:28:00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3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시장에서 빙그레에 대한 평가는 '높은 안정성과 낮은 성장성'이라는 표현으로 정리된다. 바나나맛우유나 요플레, 투게더 등 매출 대부분을 떠받치는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성은 높다. 반면 스테디셀러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신성장동력 찾기에 고전하고 있어 성장성은 낮다는 의미다.

시장은 빙그레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서 경쟁사를 물리치고 안착할지, 기존 주력 시장인 빙과류와 가공유 부문에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지를 체크 포인트로 보고 있다.

◇HMR·펫푸드, 시장 진입 성공할까

최근 빙그레를 지켜보는 시장의 초점은 지난해 첫발을 뗀 가정간편식(HMR)과 펫푸드,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시장에서 어떻게 안착할지에 맞춰져 있다. HMR과 펫푸드시장은 최근 급성장하면서 신규 공급자가 늘어나 후발 주자가 자리잡기 쉽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빙그레가 어떻게 초기 공급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한편, HMR 등의 제조·유통 대행업체에 지출하는 임가공비와 유통 수수료 등 원가부담을 해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가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냉동밥, 죽 등 HMR은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초 출시한 HMR 브랜드 헬로빙그레가 아직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분간 이 부문 마진율이 축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 성장은 가능하지만, 매출과 함께 늘어나는 원가 부담 역시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빙그레는 헬로빙그레 유통 판로를 안정적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HMR은 온라인으로 출시했던 점 때문에 아직 온라인 판매 의존율이 60%에 달하지만 오프라인 채널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에는 GS슈퍼, 홈익스프레스 등 주요 슈퍼 체인들에 이어 이마트에도 입점했으며 현재 다른 할인점과 편의점에도 입점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가공유·빙과류' 내수 위축 '돌파구 찾아야'

업계 전문가들은 빙그레가 성장세 회복을 위해선 신규 시장 진출 외에도 주력시장인 빙과류(냉동)와 가공유(냉장) 시장에서 구조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도 입을 모았다.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빙그레 냉장사업 부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크지 않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나나맛 우유 성장은 정체된 가운데 이렇다 할 히트작이 나오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냉장 부문 매출 42%를 차지하는 바나나맛우유 매출이 정체된 데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주력 시장인 가공유와 빙과류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냉장부문에서는 메가 브랜드 '바나나맛 우유' 이후, 플레이버 익스텐션이나 신제품 개발 성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빙과류 시장에서는 빙그레가 시장의 수요(Q)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P)을 올려온 '프리미엄' 전략이 수년째 유지돼 온 전략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김 연구원은 "2분기 냉동부문 매출은 가격정찰제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효과와 끌레도르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세로 전년에 비해 1.3% 증가할 전망"이라면서도 "주 소비계층인 유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대체재 수요가 늘면서 빙과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빙그레의 높은 안정성은 시장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선 더 이상 장점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스테디셀러 매출 비중이 큰 점이나 보유현금에 따른 자산가치 등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구조적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년 동안 빙그레 주가와 매출 곡선은 서로 유사한 궤적으로 움직여왔다. 2013년 초까지 기대감을 모으며 급상승하던 매출 곡선은 이후 성장동력을 급격히 잃었다. 2012년에는 연 10%에 육박하던 매출 증가율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3%에 머무르고 있다.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시장의 기대감도 같은 궤적으로 움직였다. 2013년 이후 빙그레 주가는 완만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빙과류 제조업체 특성상 여름이 다가오는 상반기에 소폭 상승하곤 했지만 여름이 지나면 다시 하락했다.

10년-vert
2008~2017 10년간 빙그레 주가(위)와 매출(아래) 변화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