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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家 경영' 고려아연, 그룹 캐시카우 역할 '톡톡' [영풍그룹 전환기 공동경영]③매출 70%·순익 100% 기여, '비철금속 한우물' 높은 점유율 확보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07 08:11:11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4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씨가문이 40년 넘게 경영해온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독보적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다. 매년 그룹 전체 매출의 60~70%가량을 홀로 책임지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순이익 기여도도 100%에 달한다. 판매 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구축한 덕분에 비철금속 제련시장에서 50~60%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온 것이 수익 창출의 비결로 꼽힌다.

영풍그룹은 1970년 경상북도 봉화에 석포제련소를 세우며 비철금속 시장에 뛰어들었다. 설립 초기 석포제련소는 연간 아연괴 9000톤, 황산 2만2000톤 등을 제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장이었다. 영풍그룹은 사세 확장을 위해 1974년 8월 경상남도 온산에 제2의 석포제련소를 세웠다. 오늘날 고려아연이다. 고려아연은 1978년 연산 5만톤 규모의 아연 공장을 가동하며 제련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고려아연의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인물은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명예회장이다. 최창걸 명예회장은 1974년부터 30여년간 고려아연을 이끌었다. 이후 부친의 뜻인 '형제 승계' 원칙에 따라 2002년 회장직을 2남인 최창영 명예회장에게 넘겼다. 2009년에는 3남 최창근 회장이 최창영 명예회장의 고려아연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최씨가문은 지난 40여년 동안 비철금속 제련분야 한 우물만 파왔다. 온산공장 가동 8년만인 1986년 6월 연산 3만5000톤 규모의 연정련 공장을 추가로 세워 사업 품목을 넓혔다. 이듬해엔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인 캐나다 인코(INCO)와 합작해 코리아니켈을 설립키도 했다. 이로써 연산 17만톤의 아연괴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1990년대에는 기술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1994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Direct Leaching(아연정광 직접침출) 공장을 증설한 덕분에 아연괴 생산능력은 35만톤까지 늘어났다. 해외 진출도 병행했다. 1997년 6월 고려아연은 호주 퀸즐랜드주 타운스빌에 선메탈(Sun Metals)을 설립해 아연 23만톤, 황산 43만톤 등의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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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투자로 탄탄한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한 고려아연의 외형은 빠르게 확장했다. 1998~1999년 1조원대 초반이었던 매출액은 2004년 2조원, 2007년 3조원을 차례로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2000년 1000억원대를 돌파한 후 2006~2008년 5000억원대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6~7%에서 17~18%로 상승했다. 금속제련 과정에서 산화·환원공정을 통합(QSL)함과 동시에 폐기물 활용으로 금속 회수율을 높인(TSL) 전략 등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2010년대 들어 고려아연의 투자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2010년 아연전해 및 TSL공장을 잇따라 설립한 데 이어 이듬해 연정련·귀금속공장 증설, 제2비철단지 조성 등으로 사업 규모를 키웠다. 아연·연 등의 생산능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덕분에 2011~2012년 5조5000억원 안팎이었던 매출은 2016년 5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6조6000억원까지 외형을 확장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7000억~1조원대를 유지했다.

50~60%의 안정적 시장점유율에 힘입어 고려아연은 그룹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2010년 영풍그룹 전체 매출 6조3290억원의 61%가량인 3조8380억원가량을 고려아연이 벌어들였다. 이후 고려아연의 매출 기여도는 2014~2017년 65~70%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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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측면에서 고려아연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2014~2016년 고려아연은 5000억~6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영풍그룹이 창출한 순이익보다 더 많은 수치다. 영풍전자, 인터플랙스, 시그네틱스 등이 대규모 적자를 낸 탓에 고려아연 홀로 고군분투한 모양새다. 지난해에도 고려아연은 전체 순이익(7510억원)의 84%를 책임졌다.

고려아연을 제외한 영풍그룹의 실적이 좋지 못한 이유로 장씨가문이 맡고 있는 전자사업의 부진이 꼽힌다. 장형진 회장은 사업다각화를 제1의 과업으로 삼고 전자부품 시장에 진출했다. ㈜영풍은 1995년 국내 유일의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인 유원전자(현 영풍전자)를 인수했다. 이어 법정관리를 받던 반도체 패키지업체 시그네틱스와 PCB(인쇄회로기판)업체 코리아써키트, 인터플렉스, 테라닉스 등의 지분을 차례로 사들였다.

문제는 전자 계열사 5곳의 이익 기여도다. 이들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400억~700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내며 그룹의 이익을 잠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에 직면하면서 FPCB, PCB업체들 간 경쟁이 심화된 탓이다.

지난해 전자사업부의 실적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유치한 덕분에 소폭 반등했으나 고려아연을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2017년 5개 계열사가 거둔 매출은 총 2조1800억원으로 고려아연(6조5967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들의 순이익은 1052억원가량에 그쳤다. 같은 기간 고려아연은 6340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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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독보적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한 향후에도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비철금속 제련사업 외에 국내 출시 헤지펀드 등에 약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안정적 수익 창출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ESS(전력저장장치),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 등 제조원가를 낮추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 역시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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