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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우조선 매각 시기 늦춘다 마땅한 인수후보군 없어…분리매각 방안도 녹록치 않아

안경주 기자공개 2018-07-26 08:29:07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5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 매각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수주 상황과 재무여건이 좋지만 마땅한 인수후보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량 사업부문(굿컴퍼니)과 비우량 사업부문(배드컴퍼니)으로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여의치 않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내부 논의를 거쳐 대우조선 매각 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당분간 (대우조선) 매각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이후에나 매각 시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대우조선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9000억원 투입안을 확정하면서 "2018년 중 인수·합병(M&A)을 통해 대우조선의 주인을 찾겠다"고 밝혔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역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조선업의 '빅2' 재편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대우조선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산업은행도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드릴십 부실을 털어내는 등 재무여건이 호전되면서 연말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대우조선 매각을 검토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대우조선은 조선업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에 흑자 전환했다. 1분기에만 매출액 2조2561억원, 영업이익 2986억원, 순이익 2263억원을 거뒀다. 또 선주사의 부도로 미인도됐던 드릴십 2척을 6725억원에 매각하는 한편 대우망갈리아조선소 지분을 239억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연내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매각 시기도 내년 이후 검토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우 드릴십 부실도 털어냈고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 사업부문에서도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매각 논의는 수주도 잘되고 다운사이징도 성공적으로 이뤄져 안정화된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 2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 매각을 당장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해 "지난해, 올해 흑자가 조금 나왔다고 안도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올해와 내년 목표수주량을 달성한다고 해도 그 이후가 문제"라며 "조선은 앞으로 2~3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매각이 올해 안에 어려울 것으로 보는 배경은 무엇보다 마땅한 인수후보군이 없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산업은행도 시장 태핑에 나섰지만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업 경기 장기 불황 여파로 회사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대우조선을 인수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해외기업들 역시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을 굿컴퍼니와 배드컴퍼니로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접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 사업부문은 컨테이너선·LNG선 등이 포함된 상선부문, 잠수함 등의 특수선부문, 부실원인이 됐던 플랜트부문 등 3개다. 산업은행은 상선부문과 특수선 부문 등을 굿컴퍼니로 분리해 매각하고 플랜트 부문은 청산하는 방식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분리매각 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다고 결론을 냈다"며 "당분간 대우조선의 정상화 기반을 닦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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