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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삼성 투자…"잘하는 사업에 집중" 이건희 회장 비전2020, 신규사업 진출에 총력…이재용 부회장, 반도체 중심 투자에 포커스

김성미 기자공개 2018-08-09 07:59:3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의 투자 공식이 달라졌다.

삼성그룹이 3년간 18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목하는 신사업도 가시화됐다. 인공지능(AI)·5G·바이오·전장부품을 4대 미래성장사업으로 꼽고 전체 투자금액 중 2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규 투자처를 보면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기조가 묻어난다. 삼성만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선정했다.

삼성은 과거 이건희 회장 시절 새로운 투자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2010년에 제시한 비전 2020에선 태양광·의료기기·LED·바이오 등 해보지 않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바이오 사업은 성공했지만 태양광이나 LED 비즈니스는 사실상 실패했다. 위험을 무릅쓴 투자에도 과감했다.

이번에 제시된 투자 계획은 잘하는 분야를 기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스타일이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바이오나 AI, 5G 등 IT기술과 접목된 투자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장부품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삼성 신사업 로드맵

8일 삼성은 4차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미래성장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 기술 및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전체 투자금액 중 14%가량인 25조원을 미래성장사업에만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 계획 발표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이 주목하는 사업을 가시화했다. 2010년 삼성은 2020년까지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5대 신수종사업을 키우겠다는 비전 2020을 제시한 이후 처음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삼성은 2014년 5월 10일 이건희 회장의 와병, 2017년 2월 17일부터 2018년 2월 5일까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등으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려웠다. 2010년 제시한 신수종 사업 투자는 계획 수정이 필요했지만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런 의사결정이 불가했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 중 태양전지, LED, 의료기기는 사실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투자 계획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꼽은 삼성의 4대 새먹거리는 그가 보여주는 경영 스타일처럼 선택과 집중 전략이 묻어난다. 삼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났을 때도 이 부회장은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창출에 열심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시절에는 삼성이 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융복합 시장 진출에 주목했다. 5대 신수종 사업 중 사실상 바이오사업에서만 성과를 가시화함에 따라 4대 미래성장사업에 포함에 투자를 이어간다. 바이오시밀러와 CMO사업에 투자를 지속해 제2의 반도체로 키운다는 목표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5G에도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의 5G 네트워크 5G는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원격의료, 로봇, 스마트시티 등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은 칩셋·단말·장비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성공하는데 이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AI도 4차산업혁명의 기본 기술로 주목되는 만큼 기술 리더십 확보에 힘을 쏟는다.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AI센터 설립, 1000명의 전문 인재 확보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또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ICT, 디스플레이 기술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해 자율주행차 시장도 선도할 방침이다. 삼성은 2015년 전장사업팀 신설, 2017년 하만 인수 등으로 자율주행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삼성이 180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투자를 단행하는 것을 보면 새 캐시카우를 찾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가전, TV,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은 위기에 직면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모습"이라며 "180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외 새 캐시카우 발굴에 사활을 걸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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