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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김 여전한 서울보증보험 [이사회 분석]올해 교체 인사 5명 중 3명 '전관' 출신…예보, 이사 추천권 행사 '적극'

조세훈 기자공개 2018-08-24 15:03:48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와 금융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늘고 있다.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 및 금융회사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2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GI서울보증은 법적으로 민간기업이지만 정부의 입김이 강하다.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예금보험공사 지분이 94%에 달하는 탓이다. 역대 사장 6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이고 서울보증 사장에 대해 전 정부 유력 정치인이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사회 구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사회 구성원 10명 중 3명은 검찰, 감사원, 행정안전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다. 대주주 자격으로 예보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으며, 사외이사와 감사를 예보에서 추천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사회 과반 이상이 정부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인사라는 점에서 준 공공기관적 성격을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보증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사태 때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한 회사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1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예보가 서울보증 지분 93.8%를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주 업무는 기업간 각종 계약을 보증하는 이행보증, 서민 주거지원용 전·월세자금 대출보증, 사잇돌 대출, 전세금보장보험 발급 등이다.

최종의결기구인 이사회는 대표이사 1명, 상근감사위원 1명, 전무이사 1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 사정에 따라 올해 두 자리였던 등기 전무이사 자리가 한 자리로 줄면서 외부 인사들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서울보증 이사회 구성

현재 서울보증 대표이사는 김상택 사장으로 첫 내부 출신 사장이다. 김 사장은 1988년 당시 대한보증(현 서울보증)에 입사해 기획부장, 법무실장, 중장기발전전략TF팀장, 기획부문장, 경영지원총괄 담당 전무 등을 거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법학과 출신으로 대통령의 금융권 인맥으로 분류된다. 내부 출신 대표이사이지만 정부의 입김이 완전히 배제됐다고 보기 어려운 까닭이다.

올해 새로 선임된 이사회 구성원 5명 중 3명이 '전관 출신'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이익형 상근감사위원은 1993년부터 감사원에 몸담으며 특별조사국장과 재정경제감사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엔 감사원 제1사무차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 4월 퇴직한 직후 1달 만에 서울보증에 합류했다.

이봉창 사외이사와 김윤동 사외이사도 부장 검사와 행정안전부 고위 간부 출신이다. 이 이사는 1993년 창원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의정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했다. 올해 1월부터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상고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이사 역시 제주4.3사건 처리지원단장과 국가기록원장,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 기획지원부장, 행정안전부 서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사정 당국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는 점에서 '방패막이'라는 세간의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는 평가다.

나머지 자리는 금융계 고위 인사와 교수 출신이 채웠다. 김주하 사외이사와 이평구 사외이사는 금융권 인사다. 김 이사는 NH농협지주 부사장, NH농협은행 은행장, 한국금융연구원 특임연구위원을 지낸 '금융맨'이다. 이 이사 역시 수출입은행 수출금융본부 본부장(부행장)을 지냈고 현재는 법무법인 강남 고문으로 있다. 교수 출신으로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았던 김성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법무법인 서정 전문위원이기도 한 남연우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가 이사회 구성원이다.

예보 소속 몫으로 지정된 기타비상무이사에는 하홍윤 예보 기획조정부장이 맡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란 상근으로 회사에 종사하진 않지만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김독하는 임원이면서 사외이사는 아닌 이들을 칭하는 단어다. 사내이사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사외이사나 감사를 추천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한다. 김주하 전 NH농협지주 부사장 역시 예보에서 추천해 사외이사가 된 사례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권은 사외이사를 대주주가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이다 보니 추천이 자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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