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3조펀드' 매니저 교체에 단 한달…신영운용 리스크 없나 운용업계, 교체 수개월 전 사전협의…투자자 배려 부족 지적

최은진 기자공개 2018-09-11 09:47:1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7일 15: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공모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매니저가 바뀌는 데 소요된 시간은 한달이 채 안됐다. 판매사들은 3조원 규모의 대형펀드 매니저가 투자자들과의 충분한 소통 없이 갑작스레 교체된 것을 두고 신영운용의 리스크 관리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펀드매니저 교체를 위해 수개월의 인수인계와 판매사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신영운용 건은 투자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 박인희 본부장 퇴사 8월 중순 확정, 인수인계에 약 한달

신영자산운용의 대표 간판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의 운용역인 박인희 배당가치본부장이 사직서를 낸 것은 8월 둘째주 정도로 파악된다. 후임 운용역을 결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존에도 책임운용역으로 등재돼 있던 허 대표가 전면에 나섰다. 운용역량과 브랜드 파워가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허 대표의 등판으로 판매사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부책임운용역은 박 본부장 아래서 수년 간 역량을 쌓아온 김화진 배당가치본부 팀장이 자연스레 낙점됐다.

판매사에 운용역 교체를 알린 것은 지난달 말께로 파악된다. 최대 판매처인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20일 관련 사실을 처음 접했고, 일주일 뒤인 27일쯤 신영운용 측으로부터 공식 브리핑을 받았다. 신영운용은 이달 4일 시중은행·증권사·보험사 등 판매사 담당자 20여명을 대상으로 긴급 펀드 설명회를 열어 운용계획 등을 밝혔다. 그리고 7일 운용역 변경에 대한 사안을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하며 투자자들에게 공개했다.

결론적으로 박 본부장이 퇴사를 결정짓고 매니저 교체 공시까지 걸린 시간이 한달이 채 안된다. 박 본부장이 아직 회사에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인수인계에 소요되는 시간은 단 한달에 불과하다. 현재 박 본부장은 남은 휴가를 쓰면서 드문드문 회사에 나오고 있고, 다음주 중 완전히 회사를 떠난다.

◇ 기관들, 매니저 심사에만 한달…경쟁사 매니저 교체에 수개월

판매사들은 설정액 3조원의 국내 최대규모 펀드의 운용역이 교체되는 과정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배당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한창 고조될 시점에서 일어난 이벤트라는 점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물론 허 대표가 직접 나서 불안을 잠재우고 있어 일단은 안심하지만, 업계 관행과 비교해 봤을 때 투자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판매사와 충분한 사전 협의나 교감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것.

매니저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하는 기관투자가들은 보통 매니저 교체 3개월 전에 미리 통보할 것을 요구한다. 매니저 교체에 따라 펀드 포트폴리오나 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사전 대응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교체되는 매니저의 기본적인 프로필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개별 면담까지 진행하며 평가한다. 매니저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만 한달이 걸린다.

운용업계의 매니저 교체에 대한 관행은 어떨까. 일단 매니저 교체와 관련된 정해진 매뉴얼은 없다.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 또한 전무하다. 다만 펀드의 핵심이 매니저인만큼 관행적으로 수개월의 인수인계와 투자자 및 판매사와의 사전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펀드의 경우 운용사들은 더욱 민감하고 발 빠르게 대처한다.

메리츠운용의 경우 1조원 규모의 메리츠코리아펀드를 운용하던 권오진 매니저가 퇴사 의사를 밝히고부터 회사를 떠나기까지 약 1년이 소요됐다. 지난 6월 라임운용으로 이동한 홍정모 매니저도 NH-아문디운용에서 인수인계를 하고 퇴사하기까지 약 2개월이 걸렸다. 한국밸류운용 역시 매니저 교체 시 한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A운용사 관계자는 "매니저 교체와 관련된 정해진 매뉴얼은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갖춰놓고 있지 않다"면서도 "매니저 퇴사 등을 인지한 즉시 판매사나 기관투자가에 알리고 사전 협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니저 교체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 정해진 매뉴얼 따른 것…하우스 철학 불변, 매니저 교체 의미 없어

신영운용은 매니저 교체가 갑작스럽게 일어난 것은 인정하지만 회사 철학 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신영운용은 전사적으로 '가치배당주'라는 하나의 철학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매니저 변경이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신영운용은 경쟁사와 다르게 매니저 교체와 관련된 정해진 매뉴얼이 있다고 했다. 이번 박 본부장의 퇴사 역시 매뉴얼대로 이행했다고 한다. 우선 신영운용은 각 펀드마다 목표, 포트폴리오 구성 이유, 투자자 요구사항, 향후 운용 계획 등을 상세하게 관리한다. 매니저 공백에도 펀드를 일관되게 운용하기 위해서다.

매니저 교체로 인한 포트폴리오의 교체 또한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입종목 대부분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했기 때문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연평균 회전율은 업계 최저 수준인 30% 정도다. 신영운용이 매니저 교체가 펀드 운용에 영향을 미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핵심적인 근거다.

허남권 신영운용 대표는 "같은 철학으로 전체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신용운용 자체가 하나의 펀드라고 보면 된다"며 "누가 어떤 펀드를 맡던 운용사 철학이 바뀌지 않는 한 펀드 운용은 흔들릴 수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