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순환출자 해소 나선 삼성, 넥스트 스텝은? [지배구조 시험대 오른 삼성]전기 보유 물산 지분 블록딜, 화재도 곧 뒤따를 듯…재편 숙제 아직多

김장환 기자공개 2018-09-21 08:12:57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삼성물산 지분을 정리한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목적이다. 삼성은 조만간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처리 방안도 내놓을 전망이다. 삼성은 올해 내에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기는 2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삼성물산 보유 주식 500만주 전량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처분 대금은 6425억원이다. 이날 주식시장 종가를 기준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삼성물산 지분 처분은 오는 21일 국내외 투자자 대상 블록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삼성물산 지분 매각을 결정한 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삼성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등 당국의 압박이 거세게 이어지자 올 들어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일부를 삼성물산이 사들이는 방안과 통매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왔다.

삼성전기가 삼성물산 지분 정리를 결정할 수 있었던 건 제일모직과 합병 등 절차를 거쳐 총수일가의 삼성물산 지배력이 안정화된 덕분이다.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17.23% 지분을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이다. 이건희 회장(2.86%)과 각각 5.51% 지분을 보유한 이부진·이서현 사장 몫까지 더하면 삼성가 지배지분이 32%를 넘는다.

clip20180809115419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도 곧 처분할 전망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려면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도 없애야 한다. 삼성화재는 삼성물산 주식 261만7297주를 들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3363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삼성화재가 이를 매각하면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도 완전히 해소된다.

삼성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 8월 "삼성이 올해 내에 순환출자고리 해소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삼성이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시동을 걸면서 또 다른 지배구조 과제도 해법을 곧 내놓게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삼성은 순환출자 고리 해소보다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더 크다. 이를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시도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은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이에 대한 고심이 보다 커지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이 현 지배구조를 깨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속해 강조해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법이 바뀌지 않더라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알아서 해소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다. 이는 보험법 개정안을 근거로 한다.

보험법 개정안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 자산을 취득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보험사는 계열사 유가증권을 자산총액 대비 3% 넘게 들고 있을 수 없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시가총액으로 계산하게 되면 삼성생명은 약 4%대 삼성전자 지분을 매도해야 한다.

이 경우 삼성 총수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크게 약화된다. 이재용 부회장 등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5.2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등 계열사를 통해 지켜왔던 삼성전자 지배력을 한 번에 잃게 될 수 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주회사체제 전환이다. 결국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향후 필요한 삼성 지배구조 재편의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