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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 삼보판지, 거침없는 사세 확장 [제지업 생존전략]①고려제지·삼화판지 등 인수 '이익률 14%', 익산공장 증설 추진

심희진 기자공개 2018-10-04 08:17:08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0여년간 골판지 사업에 주력해온 삼보판지가 사세 확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전북 익산공장 증설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보판지는 1973년 3월 설립된 골판지 및 골판지상자 제조업체다. 초기 거점은 서울시 강서구 신정동에 마련했다. 이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984년 8월 경기도 부천으로 이동했다. 약 640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생산1공장을 준공하는 등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했다.

기반을 잡는 데 성공한 삼보판지는 사세 확장에 주력했다. 1990년 6월 1공장 인근 원미동에 4100평 규모의 2공장을 설립했다. 1998년 12월에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에 2만5000평 규모의 3공장을 추가로 마련했다. 2002년 비용 관리를 위해 노후화된 1공장을 폐쇄하고 3공장 증설 작업에 100억원가량을 투입키도 했다.

활발한 투자활동 덕분에 1990년대 후반만 해도 500억원대 머물렀던 매출액은 2000년대 들어 700억원 안팎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자산규모도 500억~600억원에서 1100억원대로 불어났다.

하지만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삼보판지의 영업이익은 1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2000년대 들어 골판지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탓이다. 2001년만 해도 톤당 45만원대였던 이중양면골판지 가격은 이후 40만원 중반까지 떨어졌다. 일반 양면골판지 가격도 톤당 30만원대에서 20만원 후반대로 하락했다.

삼보판지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실적 반등을 꾀했다. 2005년 1월 고려제지(옛 화승제지) 지분 60%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1977년 설립된 고려제지는 연 36만5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골판지원지 제조업체다. 경기도 시흥과 안산에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로 삼보판지는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삼보판지의 몸집 불리기는 계속됐다. 2007년 5월 삼보판지는 동진판지에 이어 한청판지, 삼화판지 등을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골판지 제조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방 영업망 확보를 통해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9년 12월에는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대한폴리팩을 경매시장에서 낙찰받기도 했다. 대한폴리팩은 골판지 생산설비 교체 및 보완 작업을 거쳐 2010년 3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사세 확장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05년 1000억원대 진입한 매출액은 2006~2007년 1500억원대로 늘어나더니 2008년 2000억원, 2011년 3000억원을 차례로 돌파했다. 2003~2004년 10억원대였던 영업이익도 2006~2011년 150억원, 2012년 236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률 역시 7~8% 수준을 유지했다.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삼보판지는 골판지원지의 기초원료인 폐지 시장으로도 눈을 돌렸다. 2013년 11월 폐지업체인 현대자원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생산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후화된 2공장을 폐쇄하고 2014년 7월 경기도 파주에 거점을 새로 마련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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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골판지 업체들 간 출혈 경쟁이 다시 시작되면서 삼보판지는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국내 골판지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한 탓에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졌다. 2014년 200억원이 넘었던 삼보판지 영업이익은 2015~2016년 150억원 안팎으로 감소했다. 특히 삼보판지 본사의 경우 2016~2017년 약 7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까지 하락했다.

삼보판지는 회생을 위해 지난해 5월 대림제지에 동진판지 지분 100%를 매각했다. 완공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파주공장도 함께 넘겼다. 대신 대림제지로부터 고려제지 지분 25.76%를 인수해 수직계열화를 공고히 다졌다.

비핵심자산을 정리한 덕분에 올해 삼보판지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상반기 삼보판지 매출액은 1800억원, 영업이익은 251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도 설립 이래 최고치인 14%를 기록했다. 중국향(向) 골판지상자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 역시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삼보판지는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말까지 익산공장의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노후시설을 교체하는 데 약 4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더피제이개발과 2공장 매매계약을 체결해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삼보판지 관계자는 "CJ제일제당, 오비맥주, 팔도, 서울우유 등과 100% 주문생산 후 직접 납품하는 형태로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며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 정확한 납기관리 등 고객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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