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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몰이' ELS 복제 사모펀드, 리스크는 없나 '절세' 내세워 4000억 규모 성장…운용손실 투자자 귀속 우려

최필우 기자공개 2018-11-02 15:32:23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1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연계증권(ELS) 수익구조와 운용 기법을 복제한 사모펀드가 절세 기능을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품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품을 시장에 선보인 아름드리자산운용은 ELS와 동일한 방식으로 수익 또는 손실이 결정된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운용에서 발생한 손실을 투자자가 감내해야 해 ELS와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상반기 ELS 상환 늘어나며 절세기능 부각

ELS 복제 사모펀드는 ELS를 벤치마크(BM)로 삼고 운용 기법을 복제해 신용등급 AAA 이상 채권, 장내·외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상품의 만기는 보통 3년이고, 4개월마다 도래하는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배리어를 웃돌면 청산이 가능하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이 지난해 하반기 이 상품을 최초로 선보였고, 1년 동안 약 4000억원을 끌어 모았다. 퀀트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는 지큐자산운용도 최근 동일한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ELS와 유사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절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증권과 이 증권을 대상으로하는 장내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차익에는 과세가 되지 않는다는 데 착안해 상품을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이 펀드의 목표수익률은 연 4% 수준이다. 벤치마크로 삼는 ELS와 세전 수익률이 비슷하지만 세후 수익률은 더 높다는 게 아름드리자산운용의 주장이다.

올 상반기 ELS 상환이 늘어난 게 이 상품에 호재가 됐다. 2015년 4월 홍콩H지수(HSCEI)가 1만 4000선을 웃돌 당시 발행된 ELS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재투자할 상품을 물색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HSCEI 급락으로 손실 가능성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만기에 수익을 내면서 상환된 물량이 대부분이었고, 배당소득이 한꺼번에 지급되면서 절세 상품을 활용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는 것을 피하려는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한은행이 이 펀드를 상반기 주력 상품으로 삼으면서 외형을 키우는 데 한몫했다.

상품 개발을 주도한 건 박재원 아름드리자산운용 부사장이다. 그는 카이스트 금융공학 박사 출신으로 대신증권에서 ELS 운용 경력을 쌓았다. 대신증권에서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00조 클럽 ELS, 옵션 기반 ARS(Absolute Return Swap) 개발을 주도하는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실험적인 상품을 다수 내놓은 이력이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 투자를 선호하고 절세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수요를 충족시켰다는 게 현재까지의 평가"라며 "향후 운용 성과에 따라서 ELS 복제 사모펀드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증시 급락에 안정성 '시험대'

이 상품의 외형이 빠른 속도로 커진 가운데 최근 증시가 급락하자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LS는 발행사가 부도나 파산을 겪지 않는 이상 발행 당시 제시한 조건이 충족되면 약속한 쿠폰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펀드는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투자자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의 ELS 복제 사모펀드는 지수와 종목을 각각 1개씩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기초지수로 가장 많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진 코스피200,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최근 급락하면서 누적수익률이 -30%를 밑도는 펀드도 나온 상황이다. 아름드리자산운용은 만기에 기초지수가 만기배리어를 웃돌면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 구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만기를 채우고 청산된 펀드가 아직 없어 안정성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품담당자와 PB가 많은 실정이다.

아울러 ELS 복제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면 벤치마크로 삼는 ELS 수익률을 밑돌 수 있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의 방향성이 유사해지거나, 조기상환 평가일을 앞두고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헤지운용에 어려움이 있어 예상보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초자산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ELS 복제 사모펀드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아름드리자산운용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당장 손실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여 ELS 대비 리스크가 큰 것처럼 비춰지는 측면도 있다"며 "설정 당시 제시한 조건대로 청산되는 펀드가 꾸준히 늘어나면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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