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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카드, 등급 강등 우려에 매물 가능성도 [현대차그룹 신용 불안]대주주 지원 가능성 저하 반영…지배구조 개편 이슈, 매각 신호탄?

신민규 기자공개 2018-11-08 10:07:2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6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용도 저하는 국내 최대 여신전문금융사인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에도 충격파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내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던 현대캐피탈 뿐만 아니라 현대카드도 등급을 자신하기 힘들어졌다. 수익성이 정체된 국면에서 대주주인 현대자동차의 지원 가능성이 떨어진 부분이 컸다. 일부 업계에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맞물려 일부 금융계열사의 매각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점쳐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기아자동차의 등급을 강등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S&P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일제히 떨어뜨렸다. 대주주 신용등급 하락을 반영해 현대캐피탈과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도 A-에서 BBB+로 강등됐다. 부정적 아웃룩이 달려 있던 현대카드 역시 BBB+에서 BBB로 내려갔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동일한 등급을 평정받아왔다는 점에서 타격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무디스의 경우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의 신용등급을 Baa1으로 유지하긴 했지만 부정적 등급 전망을 달았다. 현대차그룹에서는 미국 지역의 경우 금융 서비스는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가 전담하고 있다. 미국 외 지역을 현대캐피탈이 전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팎으로 사정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1일 당시만 해도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본평가에서 기존 등급(AA+, 안정적)을 유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신용등급 전망을 그대로 두면서 대주주 지원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이다. 4분기 대형 SUV를 앞세워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만에 금융계열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는 현실화됐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부정적 딱지를 붙인 데 이어 지난 5일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신용등급(AA+)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았다. 자체 신용도 대비 상향 조정요소로 반영해왔던 대주주의 계열 지원가능성을 더이상 반영하기 힘들다는 것이 주요 평정논거였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동종업계 내 압도적인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 시장지위를 반납하고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다만 여전히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마켓 의존도가 절대적인 점은 변수가 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영업자산 내 자동차금융 비중을 2012년 79.9%에서 올해 반기 기준 71%대까지 낮춰왔다. 개인 및 기업금융부문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주력한 결과였다.

하지만 자체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캐피탈은 3000억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일회성 수익에 기반한 이익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성 지표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유 상각채권을 매각해 대출채권매매이익이 증가한 부분이 있었고 올해도 일회성 수익에 기반한 부분이 일부 작용했다. 현대차그룹이 그간 사수해왔던 70%에 육박하는 내수시장 점유율마저 놓칠 경우 지배적인 시장 지위에도 금이 갈 우려가 있다.

현대카드의 경우 부정적 아웃룩이 달리기 전부터 수익성 저하 부분이 신평사 보고서에 일찌감치 지적됐다. 일부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는 이미 충족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PPOP)/영업자산이 3% 하회 하거나 연체채권비율이 1% 상회할 경우 등급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PPOP/영업자산의 경우 지난해 2.4%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연체채권비율은 0.8%를 최근 3년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번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돼 금융계열사의 줄강등으로 이어질 경우 그룹 차원에서 매각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그룹 비금융계열사들의 지원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점도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사업 연계성이 높은 현대캐피탈을 매각하긴 쉽지 않지만 현대카드의 경우 분리할 수 있다는 대목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의 경우 동종업계에서 유일등급이고 타 캐피탈사 대비 등급이 두 노치 차이날 정도로 우량해 조정을 받더라도 사업기반이 현저히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향후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계열사들도 다양한 대비책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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