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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린드먼의 밀월 공식 '신주인수권, 오너家 매매' 린드먼, 한컴시큐어·유니맥스 BW 양도…김상철 회장家 지배력 기여

박창현 기자공개 2018-11-19 07:49:4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6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컴그룹과 벤처캐피탈(VC)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이하 린드먼아시아)가 돈독한 투자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연결된 투자건만 4건에 달한다. 한컴그룹 계열사가 자금 조달이나 인수합병(M&A) 거래에 나서면 린드먼아시아가 투자 조합을 활용해 백기사 역할을 해줬다.

특히 핵심 계열사들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때 린드먼아시아가 투자자로 나섰다. 이후 곧바로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만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에 되팔아 오너십 강화에 기여해왔다. 지배구조 재편까지 함께 논의할 정도로 돈독한 신뢰를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밀월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컴

한컴그룹과 린드먼아시아는 2013년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후 지금까지 각별한 투자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다. 첫 투자는 한컴그룹 지주사인 한컴시큐어 BW건이었다. 한컴시큐어는 2013년 총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이 때 린드먼아시아가 투자자로 참여해 100억원을 책임졌다.

이듬해 한글과컴퓨터가 한컴MDS(옛 MDS테크)를 인수할 때는 린드먼아시아가 공동 인수자로 나섰다. 컨소시엄 참여를 위해 총 350억원을 투입했다. 2016년 한컴유니맥스 BW 발행과 지난해 한글과컴퓨터 전환사채(CB) 발행 때도 린드먼아시아가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최근 5년간 린드먼아시아가 한컴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자금만 620억원에 달한다. 단일 VC가 중견그룹사 한 곳에 집중 투자한 사례는 많지 않다. 더욱이 린드먼아시아가 해외 기업 투자에 특화된 중형 VC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더 끌고 있다.

업계는 한컴그룹과 린드먼아시아가 지배구조와 직결된 거래를 함께 구상한 정도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쌓으면서 밀접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의 중심에 바로 'BW 신주인수권'이 있다.

한컴그룹과 린드먼아시아는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신주인수권 매매 거래를 했다. 모두 린드먼아시아가 보유하고 있던 한컴그룹 계열사 신주인수권을 오너 일가 측에 매도하는 거래였다. 이를 통해 한컴그룹 최대주주인 김상철 회장 일가는 그룹 지배력 강화와 자산증식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먼저 린드먼아시아는 2013년 한컴시큐어가 발행한 BW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직후 신주인수권만 따로 떼어내 50억원 어치를 김 회장의 두 자녀인 김연수 상무와 김성준 씨에게 처분했다. 함께 투자로 참여했던 산은캐피탈 또한 갖고 있던 100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 중 70억원을 오너일가 측에 팔았다. 총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120억원의 권리가 오너일가 측에 넘어간 셈이다.

신주인수권은 이후 한컴시큐어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행사가액이 4017원에서 2897원으로 조정됐다. 행사가격이 낮아지면서 오너 일가가 권리 행사시 얻게 될 주식 수 또한 늘어났다. 현재 보유한 신주인수권은 김 회장이 150만7538주, 부인 김정실 회장 50만2513주, 김연수 상무 167만5042주, 김성준 씨 33만5008주다. 김 상무는 2014년 추가로 장외에서 워런트를 매입했다.

한컴시큐어는 한컴그룹 지주사로 핵심 계열사인 한글과컴퓨터와 한컴지엠디, 캐피탈익스프레스 등을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한컴시큐어 지배력이 곧 그룹 오너십과 직결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한컴시큐어 신주인수권은 지배력 구축의 일등공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오너 일가 측이 한컴시큐어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기존 32%에서 최대 46%까지 올라간다. 특히 적통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연수 상무 지분율이 4%에서 12%로 확대된다. 사실상 아버지인 김 회장과 쌍두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모양새다.

또 다른 거래는 '한컴유니맥스 BW'건이다. 한컴유니맥스는 2016년 12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7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했고, 이를 린드먼아시아가 인수했다. 이후 린드먼아시아는 신주인수권 42억원 어치를 김 회장(8억4000만원)과 김연수 상무(33억6000만원)에게 팔았다.

현재 두 사람은 한컴유니맥스 주식이 단 한 주도 없다. 하지만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단숨에 12% 의 지분을 손에 쥘 수 있다. 한컴유니맥스 최대주주는 한컴MDS로 45%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김 회장 부녀는 경영권과 관계없이 해당 지분을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컴유니맥스가 궁극적으로 한컴그룹 후계 승계 재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신주인수권 권리행사 가격은 1539원으로, 현재 시장가격(15일 종가 1905원)보다 20% 가량 더 낮다. 따라서 당장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수 억원 대 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권리행사 기간이 아직 3년 이상 남은 만큼 최적의 시점에 권리 행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린드먼아시아는 한컴그룹 계열사 BW 거래에 참여하면서 오너일가 자산증식과 지배력 강화에 크게 기여한 모습이다. 이처럼 상호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던 덕분에 한컴MDS 공동 투자와 한글과컴퓨터 CB 등 다른 투자 또한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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