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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본, 한국형 헤지펀드 검토 재개…투자로 이어질까 부정적 시장 전망에 절대수익형 '주목'…공매도 부정적 여론 부담

최은진 기자공개 2018-12-10 11:03:59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6일 1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연기금 중 국민연금공단 다음으로 큰 손으로 꼽히는 기관투자가다. 예금부문과 보험부문을 합친 운용자산은 약 12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초 처음으로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검토했던 우본은 1년 반만에 검토를 재개했다. 다만 이번에는 대체투자 파트가 아닌 주식운용 파트에서 나섰다.

업계는 일단 우본의 행보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실제 투자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공매도에 대한 반감, 한국형 헤지펀드 역량에 대한 불신 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 집행이 가능할 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 주식운용팀 검토…개별종목 숏 없는 롱바이어스드 상품 발굴

우본이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을 처음 주목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당시 우본은 보험사업단 내 대체투자과 소속으로 헤지펀드팀을 신설하고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이후 국내 주요 헤지펀드 운용사들과 미팅을 가지며 운용 전략 및 포트폴리오를 검토했다. 라임·안다·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10곳의 운용사가 대상이 됐다.

하지만 우본은 결국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접었다. 상품 대부분이 개별 주식을 활용한 숏(Short, 매도) 전략을 펼치는데, 이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점이 부담이 됐다. 아예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민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헤지펀드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국민연금도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를 '시기상조'로 평가했던 우본이 1년 반만에 투자 검토를 재개했다. 다만 대체투자과 소속이 아닌 보험증권운용과 내 주식운용팀이 맡았다. 주식운용팀 역시 헤지펀드팀과 마찬가지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투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년 주식시장 전망에 맞는 상품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한국형 헤지펀드도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식운용팀은 순수하게 주식 매수 전략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부서다. 배정된 자산 대부분을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으로 운용한다. 헤지(Hedge)를 위해 일부 다른 전략을 활용하지만, 주식 매수 전략이 기본이라는 원칙이다. 그러나 내년 주식시장 전망 상 롱바이어스드만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변동성 장세를 보이거나 박스권 내에서 약세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우본의 전망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시장 전망 하에서 투자전략을 수립하다 나온 아이디어가 한국형 헤지펀드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는 약 2000개의 상품이 라인업 돼 있고, 운용사만 150여곳에 달한다. 다양한 플레이어와 상품이 마련 돼 있는만큼 우본이 원하는 원칙 하에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도록 설계한 상품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우수한 역량의 공모펀드 매니저들이 전문 사모 운용사로 이동, 헤지펀드 운용을 맡고 있다는 점도 이 시장을 주목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올 들어서도 한국투신운용의 박현준 매니저가 씨앗운용으로, NH-아문디운용의 홍정모 매니저가 라임운용으로 이직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우본은 롱바이어스드 전략에 특화 된 매니저들이 전문 사모 운용사로 이동하며 헤지펀드를 운용한 데 따라 자연스럽게 이 시장에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우본 주식운용팀이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대안 중에 한국형 헤지펀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잘하는 매니저들이 전문 사모 운용사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따라 자연스럽게 한국형 헤지펀드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OCIO 형태 투자도 검토…자금집행까지 시간 소요될 듯

그렇다면 우본이 이번엔 정말로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우본은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직 실무진 선에서 검토하는 사안인데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업계서는 우본의 투자 검토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역시 시장 상황이다.

올 들어 2600선으로 치솟던 코스피는 2000선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코스닥은 올 초 1000선 돌파를 코앞에 뒀지만 최근 670포인트로 떨어졌다. 더이상 주식 매수 전략만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는 게 자산운용업계 시각이다. 따라서 우본 주식운용팀 입장에서는 한국형 헤지펀드 외 달리 대안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본이 투자 방식까지 고민할 정도로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우본은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방안으로 직접 투자하는 것 외에도 외부위탁운용(OCIO) 형태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 운용사를 선정한 후 여러 운용사가 설정한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이다.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와 유사한 형태다.

하지만 우본이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하기까지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일단 공매도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점이 여전히 부담이다. 이에 개별 종목 숏 전략을 활용하지 않는 절대수익형 상품을 물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지수선물 등으로 헤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도 있지만 시장상황이 급변하는 장세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이 부분에 대한 문제가 해결 되지 않는 한 자금집행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여전한 불신도 발목을 잡는다. 우본 측에서는 지난 10월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할 당시 한국형 헤지펀드가 보여준 성과는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분석했다. 10월 한달간 코스피 지수가 14% 하락한 여파로 한국형 헤지펀드 76%가 마이너스 성과를 냈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자리잡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본 관계자는 "시장 상황 상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헤지펀드를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지만 아직 이 시장을 신뢰할 지 여부는 확신이 안서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실무진 검토단계이기 때문에 투자까지는 확정할 수 없지만 역량 높은 운용사와 상품을 찾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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