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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생명 CEO '외부영입' 포기한 까닭 홍재은 지주 상무, 사장 내정…농·축협 의존도 큰 특수성 고려

원충희 기자공개 2018-12-18 10:14:44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7일 16:2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농협생명 사장(CEO)으로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하던 농협금융지주가 결국 내부출신으로 선회했다. 지역 농·축협 의존도가 큰 농협생명의 특성상 외부출신이 조직을 추스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차기 농협생명 사장으로 추천된 홍재은 농협금융지주 상무는 자금부, 사모펀드(PE) 등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전문가로 농협생명의 자산운용역량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1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완전자회사 CEO 추천절차를 완료했다. 이대훈 농협은행장과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는 연임이 결정됐다. 농협생명 대표에는 홍재은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상무)이, 농협캐피탈은 이구찬 농협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장(상무)이 내정됐다.

농협금융 CEO
*(왼쪽부터)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대표, 이구찬 농협캐피탈 대표

농협금융 안팎에선 이대훈 행장과 오병관 대표의 연임은 예상됐던 일이지만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 내정자 인사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생명 CEO는 외부인사 영입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임추위에서 농협생명 CEO 후보로 외부출신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돌았다"며 "농협생명의 수익성이 저하된 데다 회계이슈 등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보험전문가 CEO로 영입하는 방안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농협금융지주 자회사들 중에서 농협생명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여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농협생명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05%, 0.84%로 생보업계 평균(0.64%, 7.43%)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외환 헤지 관련 대규모 손실로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탓이다.

더구나 오는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 외부환경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간 저축성보험 위주로 영업을 해왔던 농협생명의 경우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과 K-ICS를 적용하면 현재의 자본수준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론 내부출신인 홍 상무가 내정됐다. 외부출신 CEO는 지역 농·축협조합 의존도가 높은 농협생명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렵고 조직을 추스르기 힘들 것으로 판단됐다는 전언이다. 설계사 조직이 타사에 비해 약한 농협생명은 전국 1133개의 농·축협조합 4400여개 점포를 통해 판매되는 보험상품 비중이 절대적이다. 한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 못하는 '방카룰'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자제하고 보장성보험 위주로 전환하는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수입보험료 급감과 사업비 부담 가중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역량 강화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홍재은 사장 내정자는 신탁부, 자금부, 시너지, PE단장 등으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여러모로 투자개발, 자산운용 업무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농협생명의 자산운용역량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강신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이번 금융계열사 CEO 인사에서 빠졌다. 농협 안팎에서는 이 부사장이 농협손보 또는 농협캐피탈 대표이사로 추천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나 경제지주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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