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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생명, '출구없는' 자본 조달 레이스 [보험사 건전성 리뷰]③후순위채·유증 약 2000억 투입, RBC 200% 밑돌아…악화된 수익성도 발목

신수아 기자공개 2018-12-24 13:36: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1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생명이 '출구없는' 자본 조달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연거푸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건전성 지표 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여전히 200%를 밑돈다. 영업력 개선을 통해 기초체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자본 조달 노력은 현상 유지에 그칠 수 있다.

DGB생명의 건전성 지표 개선 노력은 수년간 이어져 왔다. DGB생명은 2000년대 이후 7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2015년에만 두 차례에 걸쳐 1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이후 후순위채까지 조달 전략을 다각화했다.

실제 DGB생명은 지난 5년간 6차례에 걸쳐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2014년과 2016년 각각 2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지난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5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로 발행했다. 올해 들어 또 한차례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찍었다. 발행규모는 약 1450억원에 이른다.

DGB_RBC비율

보험사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은 자본 조달 레이스에 따라 움직였다. 2016년 말 기준 164.1%였던 RBC비율은 지난해 후순위채를 발행한 후 191.0%(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연말 기준 RBC비율은 다시 184.2%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 5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기로 DGB생명의 RBC비율은 한 때 191.3%로 회복됐으나, 3분기 곧장 179.3%로 주저 앉았다.

금융당국은 RBC비율 100%를 기준으로 그 이상을 적정한 수준으로 보고, 이를 하회할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업계는 통상 150%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보고있다. 끊임없는 자본 조달이 이뤄진 2016년 이후 DGB생명의 RBC비율은 200%를 넘어선 적이 없다.

문제는 향후 건전성 지표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먼저 앞서 발행된 후순위채의 인정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후순위채의 경우 잔존만기 5년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차감된다.

DGB생명이 보유한 잔존만기 5년 이하의 채권은 200억원, 4년 이하의 채권은 550억원, 2년 이하의 채권은 200억 원, 1년 이하의 채권은 300억원 규모다. 이미 발행된 1750억원의 채권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채권이 자본으로 전량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DGB후순위채_잔여만기

또한 금융당국은 현재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준비 중이다. 보험사의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은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준으로, 보험사가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안해 완충 자본을 마련토록 강제한 규정이다. K-ICS는 보험사가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현 수준보다 세분화해 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양한 요인이 반영되는 만큼 요구자본량이 증가하게 된다. 즉 RBC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수익성 악화도 문제다. DGB생명의 수익성은 올해 들어 꾸준한 감소세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되며 마이너스(-) 1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순이익이 29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30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순이익 역시 2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상반기(74억원)와 비교해 73% 줄어든 규모다. 지난 3분기 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7% 줄어들었다. 향후 적자가 누적된다면 자본금 감소는 불가피하다.

또한 일시적으로 증가한 저축성 보험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속해서 하락하던 수입보험료는 올 2분기와 3분기 반등했다. 3분기 말 기준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6% 증가한 28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수입보험료도 27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8% 늘었다.

올 1분기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의 50%까지 올랐던 보장성 보험은 상반기 41.8%까지 급감했다. 반면 연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까지 쪼그라들었던 저축성 보험은 상반기 53.1%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저축성 보험의 선전이 수입 보험료의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저축성 보험은 일시적을 환입되는 수입보험료가 크지만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 체제하에서는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 제도 변경에 따라 건전성 지표를 훼손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의 RBC비율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추가 자본 확충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회계제도와 감독제도 도입시기가 유예된 상황에서 속도조절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DGB생명_후순위채_발행_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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