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27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이 신기술금융사 하나벤처스를 공식 출범했다. 지난 8월 한국벤처투자와 1000억원 모펀드 결성을 위해 손잡았다는 발표에 이은 두 번째 벤처투자 행보다. 설립자본금 300억원, 추가로 계열사들이 출자해 1000억원 규모 펀드를 별도로 조성한다. 국내 금융그룹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업 신기술금융사를 설립했다는 타이틀도 얻었다.벤처투자에 수천억원을 투입하면서 벤처캐피탈 업계의 이목도 쏠렸다. 일부에서는 하나벤처스를 두고 보수적인 금융그룹 특성상 모험자본으로 분류되는 벤처투자에 직접 나서기는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추는데에만 급급할 것이란 추측들이었다.
이러한 우려들을 잠재운 건 하나금융그룹이 던진 파격적인 카드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벤처스를 이끌 수장으로 외부에서 김동환씨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신한금융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코그니티브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친 투자은행(IB)·벤처캐피탈(VC) 전문가다. 민간 전문가라는 명분은 있었지만 40대 중반에 불과한 외부 출신을 계열사 대표로 앉힌 것 만으로도 회자되기 충분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벤처스 인사권도 모두 김 대표에게 맡겼다. 현재 이사회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김 대표가 직접 채용한 이들이다. 바꿔 말하면 하나금융그룹 출신은 한 명도 하나벤처스에 없다는 이야기다. 감사인력 조차도 김 대표가 직접 외부 전문가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벤처스는 하나금융그룹의 벤처투자 성과를 좌지우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벤처스, 하나금융투자, KEB하나은행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은 창업초기부터 시작해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막중한 자리에 출신을 불문하고 업무능력과 회사의 성장만을 최우선한 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벤처투자에 나선 하나금융그룹은 스스로도 '벤처'를 택했다. 인사정책의 관례를 깨고 변화와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하나금융그룹이 벤처투자에서 보인 파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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