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시대' 공식개막, 첫날부터 광폭행보 직접 작성 신년사 낭독, 대통령 주최행사 참석…'그룹총수' 자격 대내외 활동
고설봉 기자/ 방글아 기자공개 2019-01-03 14:30:3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2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관식은 화려하지 않았다. '정의선의 시대'는 2019년과 함께 조용히 찾아왔다. 숨죽인 좌중들 사이로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들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담담하지만 분명하게 나타났다.새해 첫 업무가 시작되는 2일 오전 7시 45분.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2층 강당은 기대와 설렘이 차가운 공기를 밀어내고 있었다. 전 계열사에 걸쳐 주요 임직원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었다.
단상 뒷편 벽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현대차그룹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연신 스크린 위에서 피고 지기를 반복했다. '혁신' '변화' '자동차' '부품' '건설' '금융' 등 텍스트들이 이미지 사이를 날아다녔다.
현대차그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조용하게 무대로 등장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건넨 뒤 준비한 신년사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도 상기됐지만 이내 분명하고 당당한 어조로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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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현대차그룹 시무식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재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한 2017년과 2018년 2년 동안은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이 주재했다. 정 회장이 쓴 신년사를 윤 부회장이 대신 읽는 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던 정 수석부회장은 시무식에 배석했지만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올해 현대차그룹 안팎의 주요 관심사는 정 수석부회장의 시무식 주재 여부였다. 정 수석부회장이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난해 9월 이후 본격적으로 대내·외 활동 보폭을 넓혀온 만큼 올해 시무식을 주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관전 포인트는 신년사의 작성자였다. 정 회장이 작성하고, 정 수석부회장이 대신 낭독하는 형식의 시무식이 예상됐다. 아직 정 수석부회장이 정 회장으로부터 경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승계받지 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대독'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하고, 본인이 직접 작성한 신년사를 낭독하면서 모두의 예상은 깨졌다. 사실상 이번 시무식이 정 수석부회장의 대관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무식을 계기로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 계열사 전반의 경영을 직접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신년사에 담긴 메시지는 그룹 총수로서 정 수석부회장의 포부와 비전이 담겨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 계승 및 게임 체인저로서 시장 판도 주도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또 현대차를 넘어 부품사, 철강사, 건설사, 금융사 등 계열사 전반에 대한 당부를 하며 그룹 전반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새로운 방식으로 일할 것'을 주문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침 일찍 내부 단속을 마친 정 수석부회장은 곧이어 외부 활동에 나섰다. 정 수석부회장은 시무식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중소기업중앙회 신년회에 참석했다.
이날 중기중앙회 행사에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 총수가 모두 초청받았다. 정 수석 부회장은 재계 총수들을 위해 연단 우측에 마련된 테이블에 착석해 준비된 행사를 모두 참관하고, 기념촬영까지 마쳤다. 신년 소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 없이 웃음을 보였다.
정 수석부회장이 대통령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4대그룹 총수 초청 경제단체 신년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 총수로서 본격적으로 대외활동의 포문을 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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