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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발행어음 개인대출 '법률자문'만 믿었나 세종·화우 등 거론…대기업 총수 거래부담, 당국 유권해석 안받았을 가능성

이효범 기자공개 2019-01-31 09:46:5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6: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총수익스왑(TRS)거래에 앞서 로펌의 법률자문을 받고 발행어음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자문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을 받았는지에 대한 확인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독당국의 유권해석과 관련해서는 한국투자증권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황상 당국의 유권해석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법률검토에 의존해 이번 거래를 강행한 게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최태원 회장과의 TRS 거래에 발행어음 자금을 투입하기 이전 복수의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검토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거래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라며 "법무법인 세종, 화우 등을 비롯해 다수의 로펌에 의뢰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번 거래는 '한국투자증권-키스아이비제십육차(SPC, 특수목적법인)-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이 SPC가 발행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투자하는 형태를 띄는 동시에, SPC와 최 회장은 TRS거래를 맺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이 SPC에 투입한 자금이 실질적으로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사용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개인대출에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법률검토를 실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꼬리표가 달린 발행어음 자금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거래라고 판단해 발행어음 자금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이 법률검토와 함께 금융당국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는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법률검토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유권해석을 받는게 이번 거래와 관련해 문제의 소지를 없앨수 있었던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그러나 이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금융당국에 유권해석을 의뢰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령 '문제가 있다'는 해석을 받았다면 이번 거래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거래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확보했다면 금감원이 이처럼 제재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이 대기업 총수와 직접적인 거래라는 점을 고려해 유권해석을 아예 배제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권해석을 하는 것은 사실상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 오너와의 개인적인 거래를 발설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번 거래를 최대한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다고 판단해 유권해석 보다는 로펌의 법률검토를 받았던게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일부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했던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선 정황들을 감안하면 최 회장과의 거래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지만 이를 강행했던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도 있다. 특히 최악의 상황에는 법률적인 다툼으로 갈 가능성을 고려해 철저한 대비를 해왔던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금감원과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거래와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이다.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는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한차례씩 열렸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또 지난 24일 제재심의위원회가 제재수위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과 달리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그만큼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데 적잖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법률검토를 받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번 거래를 진행했지만 금감원의 제재를 피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며 "다만 이번 거래를 개인대출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다소 있기 때문에 금감원도 제재 수위에 대해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세종과 화우는 "(이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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