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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팜, 매출 반토막…'약효능이 워낙 좋아서' C형 간염치료제 90% 완치율로 처방 급감…매출 2028억→977억

강인효 기자공개 2019-02-20 08:14:42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9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API) 제조업체인 에스티팜의 매출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매출 급감 여파로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주력 매출 품목인 C형 간염 치료제의 실적이 부진했다. 워낙 완치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투약 이후 C형 간염이 완치되다보니 추가 구매로 이어지질 않았다. 너무 좋은 성능 탓에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에스티팜의 '창업 공신'이나 다름없는 임근조 부회장은 자사주를 매입하며 회사 본질 가치엔 이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3개 이상의 신약 프로젝트에 대한 3상 임상 진입도 예정돼 있어 반전 카드도 기대하고 있다.

18일 에스티팜에 따르면 회사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977억원으로 전년(2028억원)보다 52% 급감했다. 매출 하락 여파로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C형 간염 치료제가 높은 완치율을 보이면서 (의약품을 처방받는) 환자가 감소했다"며 "C형 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은 2017년 1369억원에서 2018년 348억원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팜은 대표적으로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가 개발한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의 주원료를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80%를 넘는다. 수출의 대부분이 소발디에서 발생한다. 앞서 에스티팜은 2017년 매출액 2028억원, 수출액 168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201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소발디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소발디의 C형 간염 완치 확률이 90%를 넘는 덕분에 투약 이후 추가로 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이 많다. C형 간염이 완치되면서 의약품의 처방 매출은 구조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길리어드에 따르면 '엡클루사', '하보니', '보세비', '소발디'를 포함한 길리어드의 C형 간염 치료제 제품군 매출은 작년 4분기 7억3800만달러로, 전년 동기(15억달러) 대비 약 51% 하락했다. 길리어드 C형 간염 치료제 제품군 전체 매출은 2018년 37억달러로 2017년 91억달러보다 약 59% 감소했다.

에스티팜은 다각도로 기업 가치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에스티팜의 3대 주주이자 초대 대표를 지낸 임근조 부회장은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그는 최근 회사 주식 5228주를 약 1억원에 장내서 사들였다. 이로써 임 부회장의 에스티팜 보유 주식수는 기존 58만7400주(지분율 3.15%)에서 59만2628주(3.18%)로 늘었다. 에스티팜 주가(이날 종가 기준 2만2250원)는 임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장내 매수할 당시(주당 1만8400원)보다 약 21% 상승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임 부회장은 지난해 C형 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지만, 실적 부진에 기인한 주가 하락이 회사의 본질 가치 대비 과도한 것으로 판단하고 저평가된 주가를 안정시키고자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팜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분야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 반월에 신축한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의 수주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공장 완공 이후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테크의 방문과 수주가 증가하며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를 공급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프로젝트가 20여개 이상으로 늘었다"며 "이 중 3개 이상의 신약 프로젝트가 올해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임 부회장은 에스티팜의 '제2의 창업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동아제약(현 동아쏘시오홀딩스) 원료의약품 생산 계열사인 유켐이 2010년 6월 에스티팜 전신인 삼천리제약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초대 대표에 올라 지난 8년간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임 부회장은 유켐 대표이기도 했다.

에스티팜은 임 부회장이 지난 2017년 6월까지 단독 대표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오다 김경진 대표와의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이듬해인 2018년 5월 임 부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에스티팜은 김경진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뀌었다.

에스티팜 최대주주는 동아쏘시오그룹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로, 회사 지분 32.68%를 보유 중이다. 이어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15.25%), 임근조 부회장(3.18%)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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