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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올린 '에코프로비엠', 확신인가 무리수인가 폭발적 기관반응 '가격·물량' 극대화…투자부담 부메랑 우려

김시목 기자공개 2019-02-25 16:04:59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1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눈높이를 크게 끌어올린 에코프로비엠의 결단은 확신일까 아니면 무리수일까. 에코프로비엠은 첫 번째 관문인 수요예측에서 2차 전지의 성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으면서 가격과 물량 등을 대폭 늘렸다. 몸값은 7218억원에서(최소) 30% 증가한 9240억원으로 상향했다. 기관들의 반응은 물론 실제 성적표에서도 눈높이 조정의 명분이 충분하단 판단을 내렸다.

에코프로비엠의 선택에 대한 우려도 감지된다. 결과가 좋아도 공모가, 공모 물량을 모두 상향하는 일 자체가 흔한 경우는 아니다. 당장 투자자들의 물량 부담이 더욱 늘어났고 향후 오버행 이슈도 거론된다. 상장 후 주가 등 결과가 부진할 경우 발행사와 IB의 부담감이 상당할 전망이다. 궁극엔 공모주 시장 전체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 의무확약만 45%, 2차전지 위력 입증

에코프로비엠은 IPO 공모가를 4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 공모가(3만7500~4만2900원) 최상단을 10% 이상 상회했다. 공모 물량 역시 기존 300만주에서 360만주로 20% 가량 늘렸다. 전체 공모물량은 최소 1125억원에서 1728억원으로 50% 늘렸다.

에코프로비엠은 앞선 기관 성적표를 바탕으로 눈높이를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1000대 1에 달하는 단순 기관 경쟁률은 물론 거래 실적이 있는 해외 기관 참여 건수는 전체 청약의 20%에 달했다. 기관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무려 45%를 넘었다.

사실 에코프로비엠의 첫 번째 공모는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2차전지의 성장성과 잠재력 자체에 관심이 뜨거웠다. 최근 공모주 시장 내 가장 '핫(hot)'한 섹터는 바이오와 2차전지 등이기도 했다. IPO 공모에 나선 이들 업종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연초 2차 전지를 앞세웠던 천보 역시 1000억원 딜 규모에도 폭발적 기관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공모가 밴드 최상단의 가격에도 일반청약서 4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에도 줄곧 공모가를 넘어서는 등 안정적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이 최근 2차전지 사업의 매력과 수요예측 결과만으론 향후 자신감이 눈높이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장외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은 물론 2차전지 성장성에 기대감이 큰 만큼 주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
* 에코프로비엠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 이례적 눈높이 극대화, 공모주 시장 부메랑 우려

하지만 몸값 극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수요예측 흥행에도 투자자 부담 완화를 위해 공모가와 물량을 동시에 늘리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평가다. 그만큼 투자자들이나 향후 주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지난해 2차전지 명성티엔에스의 경우 공모가 및 물량 확대 이후 현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유망 섹터를 주무기로 하고 있지만 주가가 무한질주할 것이란 기대감도 섣부르다는 평가다. 2차전지 사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실질가치 대비 과하단 분석도 나온다. 일부 2차전지 기업의 주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최악의 경우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부진하면 공모주 시장 전체에 미칠 파장은 상당하다. 조단위 밸류에이션, 대규모 공모물량 등을 고려하면 수요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침체를 벗어나 다소 회복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우려는 커진다.

한 IB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이 유망 업종을 영위한다는 점에선 반박의 여지가 없지만 가격의 적정성을 보는 것은 다른 부분"이라며 "과거 발행사나 주관사의 욕심 탓에 전체 시장 자체가 망가진 IPO 딜의 사례는 더블유게임즈 많고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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