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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홀딩스, 조선업 떼도 재무적 영향없다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점검]종속기업 아닌 관계기업 분류 덕, 수빅조선소 부실여파로 한진중공업과 결별

구태우 기자공개 2019-03-07 10:10:30

[편집자주]

국제회계기준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 원칙 중심의 회계다. 경영자의 재량권을 폭넓게 허용하면서도 회사의 경제적 실질을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지분율과 함께 고려되는 '사실상 지배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기업들마다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지배력 변경 회계처리 논란의 핫이슈가 된 이래 기업들의 지배력 판단이 이전보다 엄격해졌다. 연결종속회사와 관계회사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그 변화를 더벨이 확인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5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홀딩스가 한진중공업 보유 지분을 전량 감자 후 소각키로하면서 조선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와 자회사 간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지는데, 지주사 회계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조남호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전액 무상감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보유주식 3285만주와 조 회장이 보유한 52만주는 감자 후 전량 소각된다. 감자 후 한진중공업의 발행주식은 1억605만주에서 1453만주로 줄어든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이번 감자로 1989년부터 30년간 지켜온 한진중공업을 자회사에서 제외하게 됐다. 감자 기준일은 5월2일이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국내 최초 조선사인 대한조선공사를 인수, 조선업에 뛰어들었지만 끝내 채권단에 반납하게 됐다. 대한조선공사의 전신인 조선중공업은 1937년 설립됐다. 1945년 대한조선공사로 사명을 변경, 1968년 민영화됐다. 1974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됐고, 1989년 5월 한진그룹에 편입됐다. 한진그룹은 2005년 조양호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간 합의에 따라 계열분리를 마쳤다. 이듬해 한진중공업그룹이 출범했고, 2007년 한진중공업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됐다. 1992년부터 매년 세계 최우수선박 건조사로 꼽혔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건설, 레저, 에너지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룹의 정체성은 조선업이다.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부실 여파가 그룹의 정체성을 뒤바꾼 것이다.

한진중공업그룹은 감자 후 조선업이 아닌 가스·전력 등 에너지 사업을 주로 하는 그룹사로 바뀐다. 그룹의 정체성을 바꾼 결정임에도 회계상의 변화는 크지 않다. 한진중공업이 회계상 지주사와 '한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종속기업으로 분류되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지주사 회계에 연결된다. 관계기업으로 분류되면 자회사 순이익만 지분법 손익에 반영된다. 한진중공업은 지주회사 한진중공업홀딩스의 관계기업이었다.

관계기업인 한진중공업은 한진중공업홀딩스가 30.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치면 31.68%에 달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출자회사가 피출자회사의 지분 50% 이하를 보유할 경우 관계기업으로 분류한다. 2013년 사실상 지배력(De Facto Control) 개념이 도입되면서 5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해도 종속기업에 포함시킬 수 있긴 하다. 출자회사가 피출자회사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종속기업에 포함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 이사회는 조 회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오너기업인 만큼 조 회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홀딩스는 그동안 한진중공업을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한진중공업그룹 지분법손익 변화추이

이 덕에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자본잠식에 다다르는 동안 지주사에 미친 재무적 여파는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3분기 한진중공업홀딩스의 누적 지분법 손익은 -154억원이다. 관계기업인 한진중공업의 손실이 지주사 지분법 손익에 반영됐다. 지분법 자본변동 금액은 14억원을 기록했다. 지분법 투자주식이 올라 자회사 자산 증가분이 반영된 금액이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6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1조2636억원의 당기순손실은 냈다. 전년보다 순손실폭이 354.6% 커졌다. 수빅조선소의 손실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핵심 자회사의 경영난에도 지주사에 끼친 손실은 크지 않았다. 한진중공업이 관계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은 지난해 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전년(2017년)도 당기순손실은 1596억원이었는데, 손실폭이 1593억원 줄었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관계기업인 한진중공업의 지분 손실인식 한도도달로 지분법 손실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매겨놓은 한진중공업 장부가액이 전액 사라지고 '제로(0)'가 되자 한진중공업의 대규모 순손실에도 불구 더 이상 지분법손익을 반영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보유한 한진중공업 지분이 전량 소각된 이후에도 지주사의 재무에 영향은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자산총계는 1조8736억원, 자본총계는 3670억원이다. 한진중공업 지분 소각에도 지주사의 자산규모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진중공업의 자본금은 감자 후 726억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감자 전 자본금은 5302억원인데, 630.3% 줄어든다.

한진중공업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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