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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리테일사업 무게추 'WM'으로 이동 고액자산가 전담센터로 사업 속도…'브로커리지 하우스' 탈피 시도

서정은 기자공개 2019-03-07 08:22:43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6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전담 센터 신설은 리테일(Retail) 사업의 방향이 자산관리(WM)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효율성이 없다는 이유로 WM 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증시 흐름에 기대는 브로커리지 집중 전략이나 초대형 점포만으로는 치열해지는 리테일 시장에서 살아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방증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리테일 사업의 DNA를 바꾸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메기효과'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리테일 사업의 방향을 바꿀때마다 외부 인력을 활용해왔다. 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 관행을 깨기 위해서는 WM 사업에 잔뼈가 굵은 인력들이 회사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오는 2분기 중 초고액자산가(VVIP)들을 전담하는 센터를 출범할 예정이다.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GFC)가 유력 장소로 꼽히고 있다. GFC는 10곳이 넘는 금융사 PB센터가 입점해있어 '자산관리 격전지' '금융 백화점'으로 알려졌다. 처음으로 신설되는 VVIP 전용 점포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이 곳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창립 멤버는 약 10명 내외다. 이 중 절반이 다른 금융사에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메리츠종금증권 내에 인력들이 합세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업계에서 WM 사업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해온 곳으로 꼽혔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도 국내 시장에서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효율성이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봤다. 기존에 있던 지점을 초대형 점포로 바꾸고, 브로커리지 집중 전략을 택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출발했다.

'초대형 점포', '브로커리지 집중 전략'으로 압축됐던 리테일 사업에 변화가 감지된 건 2년 전부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강남금융센터 내에 처음으로 PB지점을 만들었다. 주식 뿐 아니라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었고, 다른 증권사들 또한 안정적인 수익원을 쌓을 수 있는 WM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 행태가 뿌리박힌 탓에 WM 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웠다. 지난해의 경우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들어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말 기준 위탁매매로 벌어들인 순영업수익(별도 재무제표 기준) 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는 5.5% 증가했으나, 분기별로 보면 3~4분기에 100억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2년전부터 WM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일부 시도를 했는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점포 내에서 PB영업을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별도의 초고액자산가 전담 센터를 개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센터 신설 또한 최희문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벤치마킹하는 점포로 NH투자증권의 프리미어블루를 꼽고 있다. 프리미어블루 센터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예치 고객을 전담하는 곳으로 강남과 강북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강북센터의 경우 2011년 메릴린치 PB사업부를 인수해 만들어진 곳으로 잘 알려져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신설 센터에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것도 외부 인력을 통해 리테일 사업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고객 기반을 넓히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기존 고객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은 WM 사업을 키우는데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해 말 메리츠종금증권의 1억원 이상 고객수는 7978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로는 2%가 줄어든 수치다. 1억원 이상 고객수는 1~3분기 8000명대를 유지하다 4분기 들어 7000명대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는 외부 인력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게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실험이 메리츠종금증권의 WM 사업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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