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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량 대명사' 캐피탈사, 환골탈태 배경은 자산성장에도 건전성 유지…자본적정성·조달여건 개선 '뚜렷'

피혜림 기자공개 2019-03-13 08:37:04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2일 07: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피탈사가 크레딧 시장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신용평가사가 업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등 캐피탈사를 둘러싼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일부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신용등급 대비 높은 몸값을 인정받는 등 업종 디스카운트 회복을 넘어 프리미엄을 받는 모습이다.

꾸준한 자산성장과 기대보다 낮은 조달비용 상승세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피탈사는 그동안 자동차금융에 집중했던 사업분야를 기업대출과 소비자금융, PF 대출 등으로 다변화해 몸집을 키웠다. 예상보다 느린 금리인상 추세 역시 성장을 뒷받침 했다. 다만 매각 이슈가 있는 롯데캐피탈과 아주캐피탈을 제외하면 캐피탈사에 대한 추가적인 등급 상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캐피탈사, 등급 상향 기류…자산성장·조달환경 주효

캐피탈사는 그동안 신용 리스크 확대 1순위로 지목되기도 할 정도로 신용평가 업계의 '요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주요 신용평가사가 NH투자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캐피탈 이외에도 캐피탈사에 대한 신용도 개선은 뚜렷했다. 같은해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메리츠캐피탈의 신용등급 역시 A0에서 A+로 높였다. 한국기업평가는 DGB캐피탈의 신용등급(A0)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꿔달아 등급 상향 가능성이 커졌다.

가파른 자산규모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자동차금융 부문의 경쟁 심화로 캐피탈사의 수익성 둔화를 예측하기도 했으나 A급은 물론 일부 AA급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졌다. 기업대출은 물론 소비자금융, 부동산 PF 등으로 영역을 넓혀 자산 규모를 확대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캐피탈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등 대외 여건 또한 갖춰졌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말 캐피탈사 평균(할부금융사·리스사 합산) 1조 9680억원에 달했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3조 1742억원까지 급증했다.

조달환경 역시 성장 발판이 됐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금리상승 기조가 가시화 되자 캐피탈사의 조달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시장금리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어 캐피탈사의 조달 환경은 호조를 띄고 있다. 지난 1~2월 캐피탈사는 만기도래 물량보다 더욱 많은 캐피탈채를 찍어내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기도 했다.

캐피탈사에 대한 인식 변화는 채권시장에서도 이뤄졌다. NICE P&I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채권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내재신용등급(BIR)이 채권 신용등급보다 높은 곳은 전체 24곳 중 13곳에 달했다. KB캐피탈과 신한캐피탈, NH농협캐피탈, 아주캐피탈 등 대부분의 캐피탈사 채권 가격이 신용등급보다 1노치 가량 높았다. DGB캐피탈의 경우 BIR이 채권등급보다 두 노치 가량 높게 형성되기도 했다. AA+등급에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있는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모든 캐피탈사 내재등급이 채권 신용등급과 같거나 높았다.

◇레버리지 개선, 그룹 배경 관건…추가 등급 개선 '글쎄'

전반적인 산업 성장세 속에서 신용등급을 가른 것은 자본적정성 측면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은 유상증자 등으로 수정레버리지 개선에 성공했다. NH농협캐피탈은 지난해 2월 1000억원 규모로, 메리츠캐피탈은 2017년 2000억원 증자에 나섰다. 아주캐피탈 역시 레버리지 감소로 2014년 8.2배였던 수정레버리지는 지난해 3분기 말 7배까지 낮췄다.

자본적정성 강화에는 모기업인 금융그룹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피탈사의 경우 개별 펀더멘탈보다는 모기업으로 자리잡은 금융기업의 신용도가 주요 투자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매각 이슈에 놓인 아주캐피탈을 제외한 NH농협캐피탈과 메리츠캐피탈은 각각 농협금융그룹과 메리츠금융그룹의 지원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캐피탈사 전반의 성장 속에서 계열 그룹을 배경으로 조달환경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면에서 금융계 캐피탈사의 신용도 개선이 더욱 가팔라진 셈이다.

다만 꾸준했던 산업성장에도 캐피탈사에 대한 추가 등급 상향에 대해서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업대출과 소비자금융, 부동산 PF 부문에서 그동안 부실이 나오지 않았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해당 부문에 대한 건전성 이슈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긍정적 사업환경 속에서 기업계 캐피탈사의 자산성장세가 금융지주사 계열보다 더뎠던 점 또한 한계로 지목됐다.

최근 연체율이 증가하는 상황 역시 업종 둔화 우려를 또다시 높이고 있다. 2015년 말 평균 1조 4810억원이었던 리스사 연체율 산정 총채권(관리자산 기준)은 지난해 3분기 말 2조 25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사 역시 2조 8925억원이었던 연체율 산정 총채권이 3조원을 뛰어넘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연체율 등의 지표가 나빠지는 게 보이고 있어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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