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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상충' 덫 걸린 엘리엇…현대차 '주총 판정승' 국민연금 "엘리엇 추천안 반대"…국내외 자문사도 "현대차안 지지"

고설봉 기자공개 2019-03-15 08:54:02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4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리엇이 주주권행사를 통해 현대차 사외이사로 추천한 인사들에 대해 국내·외 기관투자자 및 의결권 자문사들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해상충' 문제를 들어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에 대해 반대해 왔다. 기관투자자 및 의결권 자문기구들은 이러한 현대차그룹의 우려가 타당하다고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 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4일 오전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키로 결정했다. 반면 경쟁사 CEO 등을 사외이사로 앉히려는 등 엘리엇의 도를 넘은 제안에 대해선 모두 거부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현대차 손' 들어줬다

수탁자책임위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회사측 제안에 대해 모두 찬성했다. 사측이 제안한 안건은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배당)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정몽구·정의선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선임의 건 등이다. 이중 사내이사 재선임의 건은 특정일가의 권력집중 등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소수 반대 의견도 있었다.

반면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정기 주주총회에 제안한 안건에 대해선 모두 반대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만1976원 등 총 7조원에 육박하는 과도한 배당을 요구했다. 수탁자책임위는 엘리엇의 사외이사 추천후보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밝혔다.

국민연금에 앞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도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반대' 혹은 '우려'의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배당정책에 대해 동의했고, 엘리엇의 배당정책에는 주주들에게 '불행사'를 권고했다. 더불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전원 동의했고, 엘리엇 추천인사는 전원 반대했다.

국내 최대 민간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배당정책에 대해 동의했고, 엘리엇의 주장에는 반대했다.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후보들에 대해서 전원 '추천' 했다. 반면 엘리엇이 제안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도 현대차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ISS와 글래스 루이스의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이사회 안에 100% 동의했다.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경우 '전원 반대', 현대모비스의 경우 '조건부 찬성' 했다.

반면 ISS는 현대차그룹과 엘리엇 양측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ISS는 배당정책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의 손을 확실히 들어줬다. 다만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현대차와 엘리엇이 추천한 인사들을 적절히 수용해 '일부 찬성, 일부 반대'를 권고했다.

현대차그룹 주총에 대한 각 기관의 입장

◇'현대차 판정승' 가른 '이해상충·기술유출' 우려

결과적으로 이번 국민연금 및 의결권 자문사들의 권고를 종합해 볼 때 '현대차그룹의 판정승'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따른 '엘리엇 제안 반대'는 기업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국민연금의 결정은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이해상충,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크다'는 현대차그룹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꾸준히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기술유출과 이해상충 우려가 크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과 관련해 적합성과 경영간섭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이사회도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될 경우 심각한 이해상충 문제 등이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ISS가 찬성 의견을 제시한 현대차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와 현대모비스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의 경우 양사의 경쟁 업체에서 현재 근무 중이라는 문제가 있다. 로버트 랜달 맥귄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이다. 이 회사는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현대차의 글로벌 수소경제 주도 전략이 경쟁사인 발라드파워시스템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CTO이다. 올해 모비스는 카르마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예정으로, 후보자가 거래 당사자인 두 회사 임원 지위를 겸임할 경우 상호 이해상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다. 아울러 다른 두 후보 역시 회사의 미래전략을 수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경쟁사에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어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사외이사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존 리우 후보의 경우 ICT 분야 경력이 통신사업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 자동차 관련 ICT 사업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2002년~2007년 중국시장에서 근무한 통신사의 경영실적이 양호하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된다.

모비스 루돌프 마이스터 후보는 변속기 제조사인 ZF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주로 A/S 부품유통사업에 치우쳐, 모비스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핵심 신기술 집중 전략과는 부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엘리엇 제안 후보들에 찬성했는데, 기업경영 측면에서 과연 다양성이 이해상충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의 찬성률로만 단순 비교해도 회사측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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