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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트게임즈 고밸류 요구, 삼성증권 받아들일까 내부 리스크관리 기준 엄격…몸값 1조 이상? 근거 없는 기대

이경주 기자공개 2019-03-18 13:32:4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디에이트게임즈가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기업가치(밸류)를 희망하면서 주관사인 삼성증권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계열사로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것을 실적보다 우선시 한다. 넷게임즈 IPO 주관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내부 리스크관리 기준이 엄격해 당시 발행사가 요구한 밸류를 허용하지 못했다. 디에이트게임즈가 고밸류 기조를 유지할 경우 삼성증권은 또 다시 리스크관리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디에이트게임즈는 올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디에이트게임즈는 1조원 이상의 밸류를 희망하는 것으로 IB업계는 파악한다. 디에이트게임즈가 2년 전 미국소셜카지노업체 DDI(DoubleDown Interactive LLC)를 약 9261억원에 인수한 것이 근거다. DDI가 이후 실적이 지속 개선되고 있으니 인수가(9261억원)보다는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IB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디에이트게임즈는 상장사인 더블유게임즈의 자회사다. 디에이트게임즈가 DDI를 인수하면서 더블유게임즈 주가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더블유게임즈 시가총액에 DDI 가치가 이미 포함돼 있다. 디에이트게임즈를 상장하면 중복상장 이슈가 발생한다. 이에 디에이트게임즈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더블유게임즈에 선반영된 DDI가치 만큼의 할인율 적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수천억 원대 할인이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더블유게임즈 시가총액은 이달 13일 종가기준 1조1340억원이다. DDI 인수전 주가가 3만~4만원일 때 시가총액은 5400억~7300억원 수준이었다. 단순 계산하면 DDI 인수 후 시가총액이 4000억~5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디에이트게임즈가 시장 지적을 수용하지 않고 고밸류 기조를 유지할 경우 삼성증권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삼성증권은 초대형IB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삼성' 브랜드로 인한 중압감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평판을 중시해 대다수 증권사들이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부동산PF 사업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부동산PF사업이 건설업 침체로 증권업계 위험요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IPO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증권은 2017년 넷게임즈 IPO 주관을 하려다 엄격한 내부 기준 때문에 좌초된 사례가 있다. 당시 넷게임즈는 오너였던 문양권 바른손그룹 의장이 삼성증권 IB 고위임원과 절친한 친구사이라 삼성증권에 대표주관을 맡기려 했다. 삼성증권도 적극 화답해 넷게임즈 밸류를 2000억원대로 높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부 리스크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최종적으론 1000억원대로 낮추게 됐다. 만족하지 못한 넷게임즈는 결국 주관사를 NH투자증권으로 바꿔 스팩(SPAC)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굉장히 보수적인 내부 허들부터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디에이트게임즈가 현재와 같이 고밸류를 고집하면 삼성증권도 완주할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디에이트게임즈 모회사인 더블유게임즈도 2015년 상장할 때도 고밸류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당시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보다 높은 6만5000원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3만~4만원대 급락한 상태가 1년여간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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