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바텍, 남광희 회장 부부 경영 '눈길' [갤럭시폴드 부품사 진단]②금호 창업 3년만에 최대주주 올라서…고 김광수 나이스그룹 회장과 동업하기도
이정완 기자공개 2019-03-22 08:10:15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폼팩터에 혁신을 준 갤럭시폴드를 공개했다. 인폴딩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갤럭시폴드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수 많은 협력업체들의 기술 혁신이 담겨 있다. 삼성과 함께 성장하는 협력사들의 현수준과 미래를 진단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1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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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바텍은 고 김광수 나이스그룹 회장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은 남 회장의 학교 후배로 KH바텍을 공동으로 창업했다. 이후 KH바텍 지분을 매각하면서 그 자금으로 한국신용정보를 인수, 나이스그룹을 만들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H바텍의 창업자인 남광희 회장의 지분율은 15.52%를 보인다. 남 회장은 배우자 김종숙씨 지분 9.62%, 김종세 이사 지분 2.82%, 남영욱씨 지분 0.04%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해 지분율 28%를 확보한 상황이다.
KH바텍은 1992년 금호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통신기기와 전자기기 부품 제조업을 시작했다. 당시 오디오 및 VHS비디오 관련 부품을 주로 만들었다. 회사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은 1990년대 중반 노트북 '힌지(hinge·경첩)'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부터다. 힌지 기술력을 인정 받아 2000년대 초 휴대전화 시장이 성장할 때 삼성전자·노키아 등에 납품할 수 있었다. 회사 성장도 이 때부터 가속화 됐다. 갤럭시폴드에 힌지 납품이 가능했던 것도 이 시기 쌓은 기술력 덕이다.
남 회장은 경북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현대중공업 PLANT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영국계 회사 다이나캐스트코리아로 직장을 옮겼다. 다이나캐스트는 정밀 금속부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남 회장은 다이나캐스트코리아를 퇴사한 후 금호를 창업했다.
1992년 금호 설립 당시 남 회장은 외부 투자자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KH바텍의 200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최대주주는 홍재훈, 박영남씨였다. 당시 대표이사도 홍재훈씨가 맡았다. 남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지는 않았으나 남 회장이 회사 창업에 주축으로 참여했다는 것이 KH바텍 측의 설명이다.
남 회장은 1995년 12월 배우자 김종숙씨와 함께 금호의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 이 시기 남 회장은 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홍 전 대표이사 시절 이사진과 감사도 모두 교체됐다. 남 회장은 2001년 사명도 금호에서 오늘날의 KH바텍으로 변경했다.
회사가 2002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남 회장은 회사 지분 20%, 배우자 김종숙씨는 지분 10.17%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인 이사진과 감사를 포함한 지분은 66.74%였다.
남 회장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던 사람은 고(故) 김광수 이사다. 당시 KH바텍 지분 13.47%를 가지고 있었다. 김광수 이사는 남 회장의 경북대 후배로 남 회장과 함께 금호를 창업한 주요 창업자 중 한 사람이었다.
김 이사는 KH바텍에서 부사장을 맡다가 2003년 퇴사한 후 지분을 매각했다. 이 때 마련한 자금으로 2005년 한국신용정보(현 나이스홀딩스)를 인수해 2007년 나이스그룹 회장에 올랐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지병으로 별세했는데 생전 사석에서 남 회장과 은행에서 돈을 빌려 어렵게 금호를 창업한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고 알려진다.
남 회장의 배우자 김종숙씨가 KH바텍에서 이사로 일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김종숙씨는 2007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비상근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한성대학교를 졸업한 김 이사는 2011년 비상근에서 상근 등기임원에 올랐다. 직위도 상무로 변경됐다.
김 상무는 2007년부터 줄곧 경영 관리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2년에는 CSR본부장으로 담당업무가 바뀌었다. 김 상무는 2015년 12월 KH바텍 사옥에 페리지홀·페리지갤러리를 열고 음악과 미술 분야 사회 공헌 활동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김 상무는 20년 전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음악·미술로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2014년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 부사장은 CSR본부장에서 경영지원총괄로 담당업무를 한 차례 더 변경했다. 2016년에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지금까지 남 회장과 함께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한편 정수기 필터 제조사인 앨트웰텍과 그 특수관계인 등도 KH바텍 지분 8.41%를 보유하고 있다. 앨트웰텍이 4.44%, 김박 앨트웰 회장이 2.45%, 앨트웰이 1.34%,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 김예나씨, 김형후씨가 각 0.09%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앨트웰은 일명 다단계라 불리는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로 정수기,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앨트웰텍 지분 48.39%를 가지고 있다.
앨트웰텍은 2016년 6월 KH바텍 지분 5.37%를 매입했다. 당시 경영 참가 목적이 없는 단순 취득이라고 공시했다. 이 시기에 앨트웰, 김박 앨트웰 회장,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 김형후씨, 김예나씨 등도 함께 지분을 매입했다.
앨트웰텍은 KH바텍 주식을 단기투자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2017년 앨트웰텍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KH바텍 외에도 화승인더, 예스티, 실리콘웍스, 아모텍 등 21개 상장주식에 투자 중이다. 앨트웰텍 단기투자자산 중 KH바텍 투자 비중이 제일 높은 것을 고려하면 회사의 투자 매력도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H바텍 관계자는 "주식 보유 상황 등 지배구조 관련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 어렵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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