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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또 표결' 다시 확인된 한진그룹·KCGI '불신' 한진칼 주총서 각 안건 놓고 '공방'

고설봉 기자/ 한희연 기자공개 2019-04-02 09:03:38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4: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과 KCGI의 서로에 대한 불신은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다시 확인됐다. KCGI는 계속해서 한진칼 경영진 및 이사회의 판단과 결정 등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한진 주총에서의 입장을 한진칼 주총에서도 고수했다. 주주발언을 통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등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고, 매 안건마다 표결을 주장했다.

2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명동 한진빌딩 본관에서 열린 한진칼 주총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많은 주주들이 회의에 참석한 만큼 참석주주(위임장 포함) 확인 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주총은 당초 예정보다 늦은 9시37분에 시작했다. 이날 주총에는 출석주주(위임장 포함) 498명이 참석했다. 위임장을 포함해 총 4566만8651주가 모여, 출석률 77.18%를 기록했다.

주총 초반부터 한진그룹과 KCGI는 격돌했다. 상호간 불신이 팽배해 있는 만큼 주총에서도 양측은 대립했다. 의장을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의 인사말이 끝나고 부의안건심의가 시작되자, KCGI는 주저 없이 발언권을 신청했다.

이날 KCGI를 대표해 주총에 참석한 신민석 KCGI 부대표는 미리 준비한 시각자료를 펼쳐 보이며 한진칼 경영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신 부대표는 '제1호 의안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한진칼 주주총회
<29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신민석 KCGI 부대표가 이날, 총회 의장을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상대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후 신 대표는 안건 표결을 요구했다. 총 8개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 및 기권 등 주주들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에서 제안한 안건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기존 KCGI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열린 ㈜한진 주총에서도 KCGI는 이런 논리를 펴며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결과는 ㈜한진 주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호 의안은 찬성 77.88%, 반대 및 기권 22.12%로 가결됐다.

곧 이어 1-2호 의안도 표결이 시작됐다. 이번에도 KCGI 측은 표결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KCGI는 "반대와 기권을 명시적으로 구분해서 물어달라"고 요구했다. 일부 주주들이 "시간 끌기"라며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석 대표는 "소수주주의 의견도 중요하다"며 표결을 시작했다. 이후 표결부터 반대와 기권을 나눠 표결이 진행됐다.

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1-2호 의안은 찬성 78.68%, 반대 21.3%, 기권 01.2%로 가결됐다. 이렇게 1호 의안이 모두 가결된 시간은 오전 10시34분이었다. KCGI의 '각 안건에 대한 표결 요구'와 다른 주주들의 'KCGI의 표결 요구에 대한 반대' 등에 따른 의사진행발언이 길어지면서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그런 상황에서 한진칼과 KCGI는 다시 격돌했다. 제 3호 의안인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놓고 KCGI측 대리인인 구현주 법무법인 한누리 변호사는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이해상충 문제, 대주주 등과의 친분 우려 때문에 후보로서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 일반주주는 "사외이사 후보들은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고 맞받았다. 또 표결 방식에 대해서도 한진칼과 KCGI는 갈등했다. 석 대표는 3-1호, 3-2호, 3-3호 의안을 일괄 표결하자고 했지만 KCGI는 이에 반대해 모든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개별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로도 약 1시간 넘게 한진칼과 KCGI의 갈등 상황이 반복됐다. 석 대표가 의안을 상정하고, KCGI 측 대리인 및 일반주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후 개별 안건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하지만 결과는 매번 똑같았다. 한진칼은 이날 상정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국민연금이 주주제안한 안건은 부결됐다. 주총은 11시55분에 끝이 났다.

이날 한 주주는 "반대주주 몇명 때문에 약 500여명의 사람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느낌"이라며 "반대를 하기 위해서 무조건 반대를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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