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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츠의 성공 조건

이충희 기자공개 2019-04-15 07:22: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2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첫 조단위 리츠를 꿈꿨던 홈플러스 리츠는 지난달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한동안 자본시장 빅이슈였던 홈플러스 리츠였지만 막상 상장이 철회되자 시장은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하락세로 접어든 홈플러스 실적, 높게 평가 받지 못한 부동산 가치 등 요인이 작용하며 이전부터 상장이 쉽지 않다는 예상이 많았다.

리테일 몰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이 확인된 상황에서 롯데그룹이 또다시 대형 리츠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 등 10여개 부동산 점포를 매각하기 위해 총 1조5000억원 규모 리츠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주요 기관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예상대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평이 많다. 소공동 본점이나 잠실본점, 부산본점 같은 롯데백화점의 핵심 부동산들이 빠져 있고 대부분 매출 하락중인 지방 점포들만 리츠에 편입돼 있다는 지적이다. 약 7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주식 공모금액도 과연 소화가 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도 일고 있다.

롯데리츠가 홈플러스 리츠 실패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실 등 핵심 부동산을 내놓을 게 아니라면 공모 규모를 줄이는 게 첫번째다. 이를 위해서는 자산 매각 당사자인 롯데쇼핑 등을 포함해 그룹의 실탄 지원이 필수다. 롯데가 이번 부동산 매각으로 손에 쥐는 현금을 리츠에 크게 재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공모 금액을 줄이고 상장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편입하는 부동산에 대해 개발 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홈플러스와 비교해 전국 주요 상권의 핵심지에 자리잡고 있다. 그만큼 개발 가치가 더 높다. 리츠 운용을 위해 새로 설립된 롯데AMC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좋은 청사진을 제시할지 지켜볼 일이다.

상장 주관 증권사의 능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신한알파리츠는 1140억원을 공모하는데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을 정도로 딜을 흥행시켰다. 당시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 등 신한금융그룹 전체가 나서서 자금 모집에 공들였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롯데가 이번 딜의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징성 있는 부동산을 리츠에 편입시키면 된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자산매각 당사자 롯데쇼핑이 직접 공모에 참여하는 게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에 이어 두번 연속 리츠 실패 사례가 나오지 않기를 많은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이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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