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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환·박홍석 어디로?…설자리 좁아진 금호 전략경영실 [아시아나항공 M&A]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 등 이탈, 입지 축소…향후 재기 역할 담당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19-04-18 15:48:3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7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그룹의 중추 역할을 했던 전략경영실 출신들이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계열사 곳곳에 포진했지만, 금호타이어 등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하면서 금호산업이 거의 유일한 설 자리가 된 상황이다.

전략경영실이 그룹의 중요 의사결정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전략 부재와 실패를 상징하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을 순조롭게 진행해 구주 처분 자금으로 향후 그룹 재기를 노리는 경우 전략경영실의 역할이 다시 한번 중요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컨트롤타워 역할, 그룹 몸집 축소에 설 자리 좁아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략경영실은 그룹의 컨트롤타워다.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처럼 그룹의 전반적인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인사·총무·재무·홍보·법무 등 굵직한 일들을 책임졌지만, 그룹이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졌다. 현재 금호산업이 그들이 기댈 거의 유일한 계열사가 됐다. 실제 현재 금호산업은 전략경영실의 집합소가 됐다.

우선 대표적으로 전략경영실 맏형인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을 꼽을 수 있다. 그는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했다. 당시는 아시아나항공이 전두환 정부로부터 제2민항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출범했던 때로, 사실상 1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 후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서 상무대우로 승진한 후 대한통운 전무와 부사장 등을 거쳤다. 그러다 2012년 전략경영실 부사장 자리를 꿰찼다. 이듬해 사장으로 승진했고 전략경영실 실장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서 사장의 최고 공적으로는 2015년 금호산업 인수와 정상화를 꼽을 수 있다. 전략경영실은 그룹의 인수합병(M&A) 결정에도 깊숙히 관여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당시 호반그룹이 호반건설을 내세워 최종 인수후보자가 됐지만, 채권단의 기대보다 낮은 가격인 6007억원을 제시해 거래 성사가 되지 않았다. 그 후 박 전 회장은 금호기업을 신설해 인수 주체로 내세우는 방식으로 금호산업을 다시 품었다. 그 후 서 사장은 2016년 6월부터 금호산업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 사장의 뒤를 이어 전략경영실 실장을 맡은 박홍석 부사장도 금호산업에 적을 두고 있다. 박 부사장은 서 사장이 금호산업 대표이사가 되던 때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전략경영실 수장 지위도 꿰찼다. 업계에서는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현안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순조롭게 하기 위해 박 부사장을 투입했다고 봤다. 그는 그룹 경영관리부문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 금호타이어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부사장은 그룹 내 입지는 좁아지지 않았다. 2017년 11월에는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 작년 1월 금호리조트,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특히 아시아나세이버의 경우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에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그 자회사인 금호리조트와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개발에서의 지위를 잃어버릴 가능성이 크다.그는 올해 3월 금호산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진입했지만, 과거에 비하면 설 자리가 대폭 축소되는 셈이다.

금호산업에 적을 둔 또다른 전략경영실 인물로는 박경록 상무와 윤병철 상무가 있다. 박 상무는 전략경영실에서 윤리감사를 담당하고, 윤 상무는 기획재무를 맡고 있다. 이 중 윤 상무는 2017년 11월부터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의 감사로도 재직 중이다.

◇잇단 계열사 이탈, 전략 실패 지적…향후 재기 과정서 역할 담당 주목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노렸지만, 결국 품에 안지 못했다. 그 후 금호타이어에 있던 다수의 임원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복귀하지 못했고, 그대로 퇴직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자가 나타나 거래 성사가 되면 금호타이어의 경우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새 주인이 경영 정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 전 회장 라인에 있는 임원들이 대거 퇴직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전략경영실 멤버도 그대로 그룹을 이탈할지 재계 일각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전략경영실 인물로는 법무를 담당해 온 이용욱 전무가 있다. 그는 2016년 3월초 금호산업에 전입했다. 그러다 작년부터 아시아나항공으로 적을 옮겨 법무실장을 맡고 있다. 그는 전형적인 금호맨으로 새 주인이 나타나면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돌아와야 하는데, 금호산업에 다시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호타이어 때처럼 그대로 퇴임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재계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좌절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게 것에 대해 전략의 부재와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전략경영실이 그룹의 굵직한 결정에 관여하고 M&A에도 깊숙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제 유의미한 계열사가 금호산업과 그 최대주주인 금호고속만 남아 예전처럼 다수의 계열사를 관리하는 구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전략경영실 자체에 대한 인력 구성 변경, 조직개편에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기하는 과정에서 전략경영실 출신들이 또다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지만, 7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게 나온다. 이는 박 전 회장 측이 2015년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금호산업을 인수한 가격 7228억원과 비슷하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6873만1813주(33.4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처분 금액이 그대로 현금 유입된다. 금호산업은 건설사로 다른 산업군에 있는 기업들처럼 마땅히 투자할 부분이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 자금이 박 전 회장 측의 재기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M&A가 그룹을 키우는 유력한 방법이 될 수 있고, 전략경영실의 참여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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