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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이 인수전 참여 안하는 이유 [아시아나항공 M&A]잉여현금흐름 긍정적…막대한 부채가 '독이 든 성배'

박기수 기자공개 2019-04-19 07:48:57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8일 15:3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는 당연하게도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경영 판단이 앞서 이뤄진다. 다만 최근 퍼지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정서적인 부분에서 비롯된다. '형제의 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사이가 틀어진 박찬구 회장이지만, '그래도 한 가족이 인수전에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혹은 '하지 않을까'하는 전망이다.

박삼구 박찬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오른쪽)

박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은 강경한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의 희생이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전략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업계 시선에도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거나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현금 뽑아내는 아시아나, 독이 든 성배 될 수도

박 회장의 의중에서 핵심은 금호석화의 희생이나 손실을 조금도 보지 않겠다는 점이다. 문자 그대로만 해석하면 이는 곧 수지타산에만 맞으면 인수전에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심지어 금호석화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다.

박 회장은 리스크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을 지닌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아이오와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한 박 회장은 재무전문가답게 꼼꼼하고 신중한 성격으로도 알려져 있다. '빚더미' 취급을 받는 아시아나항공이라도 박찬구 회장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국적 항공사'와 항공업이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차치하고라도 아시아나항공은 꾸준하게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인 것은 맞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은 총 세 차례를 빼고는 꾸준히 플러스(+)의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해왔다. 잉여현금흐름이란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량에서 당해 지출한 자본적지출(CAPEX)을 차감한 금액이다. 쉽게 말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당해 항공기 구매 등 투자금을 빼고 남은 현금흐름을 뜻한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때는 총 세 차례였다. 9·11테러가 일어났던 2001년,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가 있었던 2008~2009년, 자율협약 시기였던 2012년 이후다. 다른 의미로 아시아나항공이 본업인 항공운수업에만 집중한다면 꾸준한 현금창출원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해도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기준 963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2443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냈다.

아시아나 잉여현금흐름 추이

그럼에도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메인 플레이어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막대한 부채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약 3조1000억원으로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만 149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창출한 잉여현금흐름으로는 '이자만 갚을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차입 부담은 견뎌낼 수 있지만 거대한 부채 덩어리는 남아있는 상태, 이는 곧 인수자에게는 독이 든 성배로 다가올 수 있다. 이는 더불어 금호석유화학그룹보다 계열사 지원 여력이 큰 SK그룹과 한화그룹 등이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시아나와 금호석화, 무엇이 달랐나

아시아나항공의 현주소와 달리 금호석유화학은 자율협약 이후 몇 년이 지난 현재 비교적 건실한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두 형제의 대표 회사 격인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의 별도 재무지표 추이만 봐도 양 경영자의 다른 스타일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아시아나항공의 2000년 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는 약 3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말은 이 수치가 6조9000억원가량으로 커졌다. 19년 만에 약 3조원만큼의 덩치가 커진 셈이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성장의 발판은 '빚'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총계의 변화가 크게 없다. 반대로 부채총계의 경우 가파르고 완만한 상향 곡선을 띈다. 특히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했던 2000년대 후반과 자율협약 이후 '금호그룹 재건'을 외쳤던 시기에 부채총계의 그래프가 급격하게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이 시기 공통으로 늘어난 것은 차입금 규모다. 2007년 말 2조1857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이듬해 4조원대로 불어났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대규모 조달에 나섰던 시기다. 현재 유동성 위기를 초래했던 금호그룹 재건 시기에도 차입금 규모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은 비교적 건전하고 건실한 성장을 경험해왔다. 매년 창출된 순이익을 꼬박꼬박 이익잉여금으로 축적하면서 기업의 자본총계를 꾸준히 늘려왔다. 자율협약 시기였던 2012년 말 별도 기준 176%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07%로 하락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성장 발판은 빚이 아닌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 창출이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화의 역사를 보면 양 경영자의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면서 "박(찬구) 회장의 그간 성향을 고려했을 때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vs 금호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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