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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항공산업]제주항공, 꺾인 성장 그래프…위기감 '솔솔'①'수익성·탑승률' 동반 하락, '미래' 불투명…새 성장엔진 '볼륨 업'

임경섭 기자공개 2019-04-23 10:53:56

[편집자주]

2019년 항공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하고 있다. 신규 LCC 3곳이 항공면허를 취득하면서 국내 항공산업은 2개 FSC와 9개 LCC로 재편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대대적인 격동기를 맞고 있다. 수년 간 지속됐던 가파른 여객증가세가 주춤하고 국내 항공산업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격동하는 항공사의 현황과 생존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9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인수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제주항공을 저비용항공사(LCC) 선두주자로 키워낸 '성장 스토리'가 한 몫을 한다. 애경그룹은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을 설립, 항공업에 진출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런 탄탄한 배경은 애경그룹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애경그룹의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몸집을 키운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LCC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제주항공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면서 애경그룹 내에서 위기감이 솔솔 피어오른다.

항공사들의 공급증가분이 여객 수요 증가를 앞지르는 등 항공산업의 호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낮은 운임에 기반한 LCC 등장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여객증가 흐름도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항공 실적

제주항공의 매출 성장은 여전히 가파르다. 2010년 1575억원이었던 매출은 연평균 30% 가량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항공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매출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도 매년 증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항공의 수익성을 보면 문제의 신호가 나타난다. 지난해 매출 1조2566억원, 영업이익 1023억원, 순이익 70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13%와 0.69%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은 8.4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5% 포인트 하락했다.

◇낮아진 탑승률…수익성 악화에 영향

제주항공 탑승률

애경그룹 고민의 시작점은 제주항공의 탑승률을 보면 분명하게 나타난다. 탑승률은 항공사의 매출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된다. 특히 LCC의 경우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탑승률에 더욱 민감하다. 비즈니스석을 가지고 있지 않은 LCC들은 좌석당 매출의 편차가 크지 않다. 운수권이 많고 장거리 노선을 가지고 있는 FSC에 비해 항공자유지역에서 주로 운항하는 LCC는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 놓여있어 상대적으로 운임을 탄력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때문에 LCC가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탑승률 80%를 넘겨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국내 항공사들 중 가장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제주항공이지만 지난해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탑승률이 동시에 하락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국제선 여객 탑승률의 하락은 뼈아프다. 제주항공의 국제선 탑승률은 2013년 81.05%에서 2017년 88.18%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87.11%로 1.07% 포인트 하락했다.

탑승률 하락이 일시적인 수요 감소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항공 여객실적은 국제선을 기준으로 2017년 대비 11.7% 증가했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좌석 공급은 여객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의 공급석 증가율은 23.5%를 기록했다. LCC들이 앞다퉈 항공기 도입을 늘리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태풍 피해로 출항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자연재해가 탑승률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유류비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항공산업은 환율, 유가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업황 변동이 크다. 지난해 항공업계는 유류비 증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은 지난해 3분기 배럴당 93달러까지 치솟았고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7년 4분기 대비 27% 상승하면서 항공사들의 원가부담을 키웠다.

제주항공의 매출원가 대비 유류비 비중은 2016년 24.79%에서 2017년 28.11%, 2018년 33.38%로 증가했다. 이에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에 해당하는 판관비율을 2017년 12.08%에서 지난해 11.29%로 소폭 낮췄으나 영업이익률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더 치열해지는 경쟁…'슬롯·운수권' 부족 '볼륨업' 기대감 낮다

제주항공 신규취항 탑승률

더불어 여객 수요가 집중되는 국내 공항들에 슬롯이 부족하다는 것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항공기가 운항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의미하는 슬롯은 이미 인천·김포·제주 공항에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여객 수요가 많아 탑승률과 수익성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공항을 떠나 지방공항에서 취항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국제선 신규 취항도 지방공항에 집중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22개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이 중 인천에서 취항하는 신규 노선은 5개에 불과했고 17개 노선이 지방공항에 집중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무안공항(6개)과, 대구공항(5개) 거점화 전략에 따라 신규 노선을 활발하게 개발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지난해 지방공항에서 신규 취항한 국제선 탑승률은 아쉬운 수준이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국제선 평균 탑승률인 87.11%과는 차이가 있었다. 신규 취항 노선에서의 지난해 11월 기준 탑승률은 73.65%에 불과했다. 11월이 항공업계 대표적인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그럼에도 큰 격차를 보였다. 문제는 최대 성수기로 연중 가장 높아야할 올해 1월 탑승률이 86.31%로 지난해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는 부분이다. 지방공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낮은 탑승률에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항공업계에 '기재 도입은 수익 증가'라는 공식이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객운송 사업으로 가파르게 성장해왔던 제주항공이 앞으로 신규 노선 개발로 지금과 같은 고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해진 것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좌석은 여행사를 통해 상당부분 판매하고 있고 단가가 다르다"며 "낮은 탑승률이 실적과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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