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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공익법인 이사장 취임할까 [한진그룹 3세 경영 출범]⑤'적장자' 상징성, '지배력' 실리…'정석인하학원' 물망에

고설봉 기자공개 2019-05-08 08:23:11

[편집자주]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런 작고로 한진그룹은 지난 3주 동안 그야 말로 '격변기'를 겪었다. KCGI의 공세로 지배구조가 위협받던 속에서 조원태 회장으로 승계는 예고도 준비 과정도 없이 불쑥 찾아왔다. 한진그룹이 처한 현실은 그만큼 다방면에서 안정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한진그룹이 지배구조와 경영구도 등 측면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2일 15: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공익법인 이사장 승계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대표이사 등 각 계열사 경영권 및 지배권을 확보한 가운데 총수로서 선대부터 누렸던 그룹 산하 공익법인 이사장 자리에도 올라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공입법인 명칭에 들어간 정석(靜石)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호를 딴 것이다. 창업주로부터 내려온 공익법인 이사장을 맡는다는 것은 단순한 승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배권과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하고, 그룹의 '적장자(嫡長子)'로 인정받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는 조 회장이 안정적인 그룹 운영을 위한 '무형자산'을 확보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공익법인 3곳, 고 조양호 회장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끝까지 유지

한진그룹은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정석인하학원 등 총 3개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하 조 전 회장)이 타계하기 전까지 이사장직을 유지한 곳은 정석인하학원 뿐이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공익법인 중 가장 오래됐고,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에서 조 전 회장으로 이사장이 승계돼 운영됐던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조 회장이 이번에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을 승계한다면 3대에 걸쳐 장자 승계가 이뤄지는 셈이다.

1954년 설립된 인하학원은 1968년 한진그룹에 인수되어 학교법인 인하학원으로 개편됐다. 조 전 회장은 부친인 고 조중훈 회장이 별세하기 이전부터 인하학원과 정석학원의 이사장을 맡았다. 고 조중훈 회장 별세 뒤 2013년 정석학원과 인하학원을 합병해 정석인하학원으로 새로 출범했다. 이후 줄곧 조 전 회장이 이사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정석인하학원

일우재단은 고 조중훈 회장이 사돈인 최현열 CY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1991년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1995년부터 조 전 회장, 이후에는 부인 이명희 씨가 2009년부터 이사장을 맡아왔다. 그러다 2017년 이후 조 전 회장과 이 전 이사장은 재단 이사회에서 빠졌다. 하지만 일우재단에는 기존 이사회 멤버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치남 대림AF 회장이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종상 감성경영연구소 대표, 홍경식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등이 이사를 맡고 있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고 조중훈 회장의 경영철학인 '수송보국의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2004년 설립됐다. 초대부터 계속해서 고 조중훈 회장의 부인이자, 조 전 회장의 어머니인 김정일 씨가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6년 김 전 이사장 사망 후에는 줄곧 유경희 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외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및 그룹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대거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적자' 상징성, 그룹 지배력 확대…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오를까

조원태 회장의 공익법인 이사장 취임이 중요한 이유는 그룹 지배력과도 연결된다. 공익법인은 그 동안 조 전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보완하는 역할도 수행해 왔다. 조 전 회장은 각 공익법인 이사장을 지내거나, 주요 계열사 전현직 임원,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및 친분이 두터운 재계 인사들을 이사회에 들여보내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본인이 이사장을 맡을 때에는 각 공익법인의 등기에 '이사장 조양호 외에는 대표권이 없음'이란 '대표권제한규정'을 뒀다.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 행사에 있어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특히 공익법인은 고 조중훈 회장에서 조 전 회장으로 완전히 상속되지 않은 지분의 일부를 상속하는 창구 역할도 했다. 고 조중훈 회장은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과 ㈜한진 등 계열사 주식을 정석인하학원(인하학원, 정석학원), 일우재단 등 그룹 공익법인에 넘겼다. 이후 조 전 회장은 공익법인 이사장을 직접 맡거나, 전문경영인 등 측근들을 내세워 이사회를 꾸렸다. 조 전 회장은 자신 및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등 계열사 지분과 더불어 공익재단 지분을 추가해 한진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도

2019년 4월29일 현재 3개 공익법인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요 주주다. 공익법인 3곳은 한진칼 지분 3.38%(우선주 0.62%), 대한항공 지분 1.35%(우선주 0.62%) 등을 가지고 있다. 각 법인별로 일우재단은 한진칼 지분 0.16%와 대한항공 지분 0.2%를 가지고 있다. 정석물류학술재단은 한진칼 1.08%와 대한항공 0.42%, 정석인하학원은 한진칼 2.14%(우선주 0.62%)와 대한항공 0.73%(우선주 062%)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이 이사장에 선임될 것으로 유력한 공익법인은 정석인하학원이다. 조 전 회장 사후에 이사장 공백인 곳은 정석인하학원 뿐이다. 다른 두 곳의 공익법인은 오너일가 외에 이사장이 선임돼 있다. 정석학술물류재단은 유경희 씨가 2017년 1월 이사장에 취임했다. 일우재단도 오치남 이사장이 지난해 6월부터 이끌고 있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이 공익법인 이사장에 취임할 지 여부는 아직 내부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그룹 총수로서 지위를 확고히 하는 상직적 의미에서 공익법인 중 한 곳에서 이사장에 취임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공익법인 이사장 및 이사회에 대한 부분은 아직 명확하게 입장을 밝힐 만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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