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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과 상생 택한 '위드 포스코' 상반기 후판가격 동결로 가닥, 매출기여도 2위 현대重 배려

구태우 기자공개 2019-05-13 11:13:23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철광석값 상승에도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을 동결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 조선사는 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고전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제품가 인상보다 동결을 통해 상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가격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달 중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데 동결이 유력하다. 철강사와 조선사는 반기마다 협상을 통해 후판 가격을 결정한다.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제품가 인상 여부였다. 포스코는 원재료인 철광석값 인상분을 후판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현대중공업은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양사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협상은 예년보다 2~3달이 길어졌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건조에 사용된다. 후판은 조선사 매출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때문에 후판 가격은 조선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포스코는 이번 상반기 후판 가격을 동결하되 하반기 협상 때 가격 인상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브라질 댐 붕괴로 철광석 공급량이 줄면서 국제 시세가 급등했다. 올해 1월 톤당 중국 주요항 CFR(운임 포함 인도가)은 72.07 달러였는데, 5개월 만인 지난 9일 기준 95.38 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23.31 달러(24.4%) 값이 뛰었다. 철광석은 철강 제품 생산에 가장 많이 쓰이는 주재료다. 철강사는 철광석값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 못하면 당해 연도의 수익성이 떨어진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상반기 가격 인상 요인이 뚜렷했던 만큼 제품가 인상을 기조로 세웠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톤당 2~3만원 인상을 목표로 협상에 나섰다. 협상이 이어지면서 동결로 선회했다. 업계는 가격 동결로 최종 결정될 경우 양사 모두 실리를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코가 현대중공업에 양보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은 96.9%다. 전년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낮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연간 100여만톤의 후판을 포스코로부터 공급받는다. 후판값을 톤당 2만원 인상할 경우 현대중공업은 연간 200억원의 부담을 지게 되는 셈이다.

현대중공업이 포스코의 최대 매출처인 점도 고려됐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이 포스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를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의 매출이 포함된 수치다. 매출 기여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4%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 비중은 두번째로 많다. 포스코는 비올 때 우산을 뺏기보다 함께 쓰는 걸 택한 셈이다. 포스코가 철광석값 급등에도 후판 가격을 동결하면서, 2분기 수익성은 소폭 악화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은 83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34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동결한 만큼 하반기에는 인상이 불가피하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최근 철광석 가격을 봤을 때 올해 하반기에는 후판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판 가격 인상을 고려해 공사손실충당금(자재와 환율 변동을 대비해 미리 설정한 금액)도 1분기보다 높게 잡을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후판 가격은 현재까지 정해진 건 없다"며 "동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는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가격 협상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의 후판 가격 협상은 국내 철강사와 조선사의 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현대제철은 현대중공업에 후판 등을 납품한다. 포스코가 후판 가격을 동결할 경우 현대제철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 협상을 해야 한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1689억원(영업이익률 3.8%)의 영업이익을 냈다. 철광석값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해 손실을 입었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동결할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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