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롯데카드 우협 선정' 우리금융, 기대감 솔솔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비은행부문 강화 기회…낮은 자본여력 부담 최소화

안경주 기자공개 2019-05-22 08:31:2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1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의 새주인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으로 바뀌면서 향후 우리금융그룹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이 현재 지분투자 개념으로 인수금융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건이 조성되면 아예 인수에 나설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 마련된 탓이다.

지분투자에 나선 우리은행이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MBK파트너스와 사업적 협력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해온데다 지주사 전환으로 인해 발생한 낮은 자본여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향후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사업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21일 롯데카드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를 기존 한앤컴퍼니에서 MBK파트너스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이 롯데카드의 지분 60%와 20%를 각각 인수하고 나머지 20%는 롯데그룹이 보유하는 구조로 롯데카드 매각이 진행된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변경으로 시장의 관심은 MBK파트너스 인수 보다 그다음 단계에 관심이 쏠린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2~3년 안에 다시 매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는 만큼 그다음 주인이 우리금융이 될 수 있을지 여부다.

우선 MBK파트너스의 지분 6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설정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이 적극적으로 롯데카드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야말로 우리은행의 이번 지분투자가 말 그대로 지분투자에 그칠 수 있다.

우리금융 역시 우리은행을 통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일 뿐 경영권 인수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사례와 같이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것이 아닌데다 인수금융 주선 등을 통한 이익 확보에 방점을 뒀다"며 "향후 롯데카드 인수 등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 안팎에선 이번이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동기는 충분한 셈이다. 특히 우리은행이 우선매수권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MBK파트너스와 사업적 협력관계를 고려할 때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설 경우 타 경쟁사보다 우선적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최근 몇년 사이에 우리은행과 굵직한 인수 경쟁에서 인연을 맺어왔다.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 인수할 당시 우리은행이 1조원 가량의 인수금융을 주선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6년 두산공작기계 인수금융과 2017년 모던하우스 인수금융에도 우리은행이 참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M&A 시장의 특성상 MBK파트너스가 우선매수권이 없는 우리은행(우리금융)과 먼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확신은 없다"며 "그러나 대형 M&A를 함께 하면서 쌓아온 신뢰 관계를 고려하면 우리금융에게 우선적으로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우리금융 자본비율

우리금융이 비은행부문 M&A를 추진하면서 가장 큰 부담인 낮은 자본여력도 해소할 수 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출자여력이 6조원 이상으로 늘어났지만 낮은 자본여력으로 인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돼 있다.

자본위험도 평가와 관련해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으면서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SI) 자기자본비율이 11.1%, 보통주자본비율은 8.4%까지 떨어지면서 사실상 큰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대형 M&A에 나서면 보통주자본비율 하락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다만 내년 이후 내부등급법 적용을 추진한다는 계획인 만큼 우리금융의 자본비율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자본위험도 평가 수준이 은행 체제 수준으로 복귀하는 탓이다. 이를 감안하면 우선 우리은행을 통해 지분투자자로 롯데카드에 발을 담근 뒤 향후 내부등급법을 적용받아 자금 활용이 가능해지면 MBK파트너스의 지분을 인수해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설 수 있다.

최근 비은행부문 강화에서 나선 우리금융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자본여력 문제 때문이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경영권 지분을 갖고 있는 웰투시제3호 사모집합투자기구(사모펀드) 만기를 1년 연장한 이유도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지분을 인수하기에 자본부담이 컸기 때문"이라며 "롯데카드 역시 자본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다양한 전략을 고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변경과 관련해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대해 아직까지는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는 오렌지라이프생명(구 ING생명) 등을 보유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봤다"며 "그 사이 중대한 변동사안이 생기지 않았다면 현재로선 문제가 되는 점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