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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인가 패인은…과도한 VC주주 의존 최소 요구자본 9000억 조달능력 의심…토스, 5년 연속 적자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28 18:14:44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6일 2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가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요인은 지배주주(비바리퍼블리카)의 출자능력과 자금조달능력에 대한 불신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흑자를 달성하려면 최소 90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5년 연속 적자를 낸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조달계획은 평가위원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자체 자금능력 없이 벤처캐피탈(VC) 주주에 의존한 게 문제로 지목됐다. 이런 탓에 지난 3월 신한금융그룹과 갈라진 게 결정적 패착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개최해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에 인터넷전문은행업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실현가능성 미흡으로,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능력 부족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토스뱅크의 경우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의 대표주자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대주주로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본력에 대한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의 불신을 떨치지 못하고 은행의 높은 문턱만 실감했다.

그럴만한 게 비바리퍼블리카는 5년 연속 적자로 결손금이 100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누적 가입자가 1100만명에 달하고 있으나 송금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데다 아직 기반 잡힌 수익모델이 없다. 그럼에도 사업이 영위될 수 있는 것은 비즈니스 모델을 높이 평가한 VC 주주들이 자본을 수혈해준 덕분이다. 이 가운데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 해외 VC들은 토스뱅크에도 참여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투입되는 자본규모가 핀테크 기업과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은 약 2200억원,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을 안정적으로 영위하려면 90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이 필요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이자부자산(대출·여신 등) 규모가 10조원에 달해야 한다"며 "이 정도로 여신자산을 늘리면서 바젤Ⅰ기준 BIS자기자본비율 최소요구수준(8%)을 맞추려면 9000억원 이상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주주구성

케이뱅크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자본이 바닥나면 제 아무리 혁신기술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일지라도 영업을 지속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외부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외평위는 사업의 혁신성 못지않게 안정성을 주요하게 본 것으로 전해진다. 비바리퍼블리카로선 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의 4배가 넘는 자본을 끌어오는 계획을 제출해 평가위원들의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자금조달계획에는 해외 VC주주들로부터 자본을 끌어오겠다는 식의 외부조달 내용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자체적으로 자본을 형성하지 못하고 외부수혈에 의존하는 회사를 대주주로 하는 은행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냐는 외평위의 의문에 토스뱅크 측이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탓에 신한금융그룹의 이탈을 더욱 안타깝게 보는 시각도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애초 신한금융, 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들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려 했다. 선배인 카카오뱅크 사례를 참고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성공요건이 '혁신 ICT기업+대형 금융사' 조합을 구성한 것이다.

하지만 양해각서(MOU) 체결 전부터 비바리퍼블리카와 신한금융은 상당한 견해차를 보였다. 신한금융은 지분 20% 참여를 제시하며 '물주'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SI)의 위치를 원했으나 비바리퍼블리카는 생각이 달랐다. 사업방향에서도 신한금융은 확장된 영역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은행을 추구한 반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중소상공인 가운데 '씬 파일러(Thin Filer, 신용이력 부족계층)'에 특화된 챌린저뱅크를 구상했다.

결국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주주들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비바리퍼블리카는 새로운 대형 금융사를 영입하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 '금융주력자'라고 주장하며 토스뱅크의 60% 이상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시장에서 토스뱅크의 자금조달능력에 강한 의문이 제기된 시점도 이 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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