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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엑시트 그후]강소기업 테이팩스, 한솔케미칼 아래서 "쉽지않네"피인수 후 실적 주춤·재무부담 가중…성과 지켜봐야

진현우 기자공개 2019-05-29 08:15:30

[편집자주]

사모펀드의 목표는 기업에 투자한 뒤 이를 되팔아 자본이득을 얻는 것이지만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좋은 주인을 찾아주는 일도 중요하다. 사모펀드가 경영권을 매각한 기업들은 새 주인을 만나 뿌리를 잘 내리며 온전히 커가고 있을까. 주인이 바뀐 기업들의 실적, 재무구조, 경영 전략의 변화 등을 다각도로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8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업용 테이프 생산업체 테이팩스(tapex)가 사모투자펀드(PEF)의 손바뀜을 거쳐 한솔그룹 자회사로 편입된 건 지난 2016년. 당시 한솔케미칼은 전자재료 사업부가 IT분야의 신규 수요에 힘입어 핵심사업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던 때였다. 따라서 25년 업력과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테이팩스는 한솔케미칼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매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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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팩스는 소비재(TW:산업용 테이프, 식품포장용랩)와 전자소재(EM:2차전지용 테이프)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한솔케미칼도 스마트폰과 터치패널에 사용하는 접착제 OCR(Optical Clear Resin)과 디스플레이 코팅제인 방습절연제를 생산하는 전자재료 사업부를 두고 있었다. 유관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터라 사업적 시너지는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였다.

하지만 한솔케미칼의 품에 안긴 테이팩스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OCA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자소재(EM) 사업부의 매출액이 2016년 480억원에서 이듬해 380억원으로 역성장한 데 따른 결과다. 그나마 소비재(TW) 사업이 수년째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재무구조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테이팩스의 성장세는 EM사업부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 PEF→대기업 손바뀜, 6년 만… 인수 후 합병, 재무부담 가중

한솔케미칼은 지난 2016년 5월 스카이레이크-칼라일 컨소시엄으로부터 테이팩스 지분 100%를 125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주체는 SPC인 ‘에이치티투자목적'으로, 여기엔 한솔케미칼과 NH증권PE-아주IB 컨소시엄이 각각 절반씩 총 710억원을 출자했다. FI(재무적투자자) 두 곳은 함께 만든 4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로 자금을 댔다. 나머지 대금은 인수금융(540억원)으로 충당했다. 테이팩스는 앞서 JKL파트너스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회사였다. 이후 스카이레이크-칼라일 컨소시엄에 팔렸고, 다시 한솔케미칼로 넘어오면서 두번의 손바뀜을 거쳐 최종 주인을 만난 셈이다.

테이팩스 인수 딜은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의 맏딸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사장이 진두지휘했다. 조연주 사장은 한솔그룹과 삼성이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만큼, 삼성전자가 신규 출시하는 핸드폰의 전자재료(EM) 납품도 어느 정도 기대했다는 후문이다. 조 사장은 2016년 5월 사내이사 겸 기획실장으로 테이팩스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3년의 임기를 마친 조 사장은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신규 선임됐다.

심병섭 한솔케미칼 영업본부장도 테이팩스 인수 과정을 총괄했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인수 직후인 2016년부터는 테이팩스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심 대표는 첫 직장은 과거 삼성그룹의 화학 업체였던 삼성토탈, 이후엔 한솔케미칼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관련 분야 전문성을 길러왔다. 테이팩스 인수도 빠르게 성장하는 전자소재 시장을 염두한 행보였다.

6년 동안 PEF 아래에 있던 테이팩스는 한솔케미칼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지만 재무지표와 경영성과는 영 신통치 않아 보인다. 인수작업을 마친 한솔케미칼은 테이팩스와 SPC인 에이치티투자목적을 흡수합병시켰다. 이때 에이치티투자목적이 인수금융 형태로 빌린 565억원의 부채가 합병 존속회사인 테이팩스에 그대로 이전됐다. 당시 테이팩스의 차입금은 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치로 치솟았다. 부채비율도 91%에서 940%로 올라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

실적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테이팩스는 2016년 영업이익 119억원에서 이듬해 130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작년에 다시 32% 가량 급격하게 줄어든 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원가가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오르며 마진율이 떨어진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테이팩스의 적자는 OCA 사업의 역성장에서 비롯된 측면이 컸다. 2013년경 스카이레이크는 JKL파트너스로부터 테이팩스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후, 늘어나는 OCA 시장 수요에 발맞춰 생산라인과 공장증설 등의 자본적 지출(CAPEX)을 늘려나갔다. 호황기를 맞았던 만큼 수익성은 괜찮았다. 문제는 낮은 기술 진입장벽으로 인해 업계 출혈경쟁이 시작되면서 OCA를 중심으로 재편된 전자재료 사업부의 실적은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게 됐다. 여기엔 저가전략을 앞세운 중국기업들의 파상 공세도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한솔케미칼이 인수한 뒤에는 정작 회사가 기투자한 자본적 지출(CAPEX) 금액에 비해 거둬들이는 수익이 줄어들었다. 실제 전자 부품의 경우, 단순하게 부품들을 조이면서 여러 가지 기능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테이팩스는 테이프에 물성을 넣어 방수테이프를 개발했고, 삼성선자가 갤럭시S7 제품라인부터 방수 기능을 넣으면서 시장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전자재료(EM)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기술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했고, 테이팩스는 생각했던 만큼의 성과를 구현하지 못했다. 다만 업계에선 테이팩스가 지난해 잠시 주춤했지만, 전자소재 시장은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까지 평균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한솔케미칼의 경영 평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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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제적 IPO 강행, FI 구주매출 중심… 한솔케미칼 경영권 확대 포석

한솔케미칼은 테이팩스를 인수한지 1년 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IPO)에 나섰다. 외부적으로는 테이팩스 성장세를 감안한 전략적 결정으로 비춰지지만, 실제론 한솔케미칼이 테이팩스 경영권 지분을 늘려 자체 영향력을 키우고자 한 목적도 IPO 배경으로 지목된다. 당시 한솔케미칼은 FI들과 테이팩스 지분 절반씩을 나눠 들고 있었다.

물론 테이팩스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던 2017년의 실적은 전년도와 비교할 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당시 테이팩스는 영업이익 130억원, EBITDA 1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FI들도 실제 IPO 주관사를 통해 진행한 시장 태핑(수요조사)에서 적당한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은 만큼, 엑시트를 결정할 수 있었다.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서 한솔케미칼을 지원사격한 NH증권PE-아주IB투자는 1년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통해 291억원을 회수했다. 한솔케미칼의 공모금액은 총 381억원이었다. 지분율은 인수 초기 49.32%에서 구주매출을 거쳐 18.36%로 줄어들었다. 프리IPO 투자로 거래에 참여했던 두 공동운용사는 조기에 1차 목표를 달성한 만큼, 나머지 지분은 추후 테이팩스의 실적을 보고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NH증권PE-아주IB투자가 지난 2016년 테이팩스 인수 밸류에이션을 책정할 때 기준으로 삼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61억원. 테이팩스의 지분가치(Equity Value) 1260억원에 순차입금 124억원을 더해 EBITDA로 나눈 멀티플 배수는 약 8.59배로 계산된다. 작년 테이팩스의 EBITDA는 121억원으로 인수 당시보다 4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 전자소재 사업부, 성장 견인할까…‘유니랩' 효자역할 톡톡

테이팩스의 미래를 짊어질 사업부는 전사소재 사업부다. 테이팩스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에 사용되는 각종 전자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들어 폴더블(Foldbale)폰을 비롯해 곡면 디스플레이 제품이 많아지면서,OCA(광접착필름) 제품을 생산하는 테이팩스 내 EM사업부가 다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광학용 접착소재 시장은 액체타입의 OCR(광접착레진)보다 여전히 테이프 타입의 OCA가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테이팩스는 지난 2015년 매출액 1135억원을 기록한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외형 성장을 달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비재(TW) 사업 부문의 공장 가동률은 85.5%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전자소재(EM) 사업 부문의 가동률이 55.9%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향후 OCA 시장으로의 성공적 진입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하는 모든 휴대폰 기종에는 OCA(광접착필름) 제품이 들어간다. 테이팩스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개발 단계에서 채택하는 부품사에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중국 업체에는 OCA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테이팩스는 다양한 테이프를 연구·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재료 사업부에서 개발하는 신소재 테이프는 타 경쟁 업체보다 앞서가더라도, 대부분 제품 수명주기(Product Life Cycle)가 짧아 오랫동안 꾸준한 수익을 내기는 녹록치 않다.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 탓에 오랫동안 안정적인 마진을 남기기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장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신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 가는 것이 향후 테이팩스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테이팩스의 소비재(TW) 사업부문은 ‘유니랩'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점유율(M/S) 1위 업체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8600톤의 생산능력(Capacity)을 조금 더 끌어올리고자 신규라인을 증설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니랩은 지난 42년간 국내를 대표하는 식품포장용랩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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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전자부품용 테이프, 포장용 OPP테이프, 유니랩

한편, 테이팩스는 올해 4월 부평공장 토지와 건물을 355억원에 매각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반 산업용 테이프는 중국 저가제품이 쏟아지면서 경쟁력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자산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연구개발(R&D) 비용과 M&A 추진을 위한 투자자금, 혹은 금융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입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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